중국 주나라 때 태공망 여상이 썼다고 전해지는 병법서인 육도에 나오는 이야기로 문왕이 묻고 태공망이 답하는 형식으로 되어있다.

문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임금과 신하 사이의 예절은 어떠합니까?”

태공이 말하였다.

임금은 군림할 뿐이고 신하는 자신을 내세우지 않을 뿐입니다. 그러나 임금은 군림은 할지라도 신하들과 소원하게 지내지 말아야 하고, 신하는 자신을 내세우지는 않지만 임금에게 숨김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임금이 되어서는 오직 은혜가 골고루 미치게 하여야 하고, 신하가 되어서는 오직 직분을 지켜서 안정하여야 합니다.

임금의 지혜가 골고루 미치는 것은 하늘이 어디나 덮어줌을 본받음이고, 신하가 직분을 지켜 안정함은 땅의 안정함을 본받은 것입니다. 임금은 하늘같고, 신하는 땅과 같으면 임금과 신하 사이의 큰 질서는 성립되는 것입니다.

“임금의 처신하는 법은 어떠합니까?”

평온하고 고요하여 부드러운 절조를 먼저 정하고, 주기를 좋아하여 다투지 아니하며, 겸허한 마음과 평정한 뜻으로 남 대접함을 바르게 하면 됩니다.

“임금이 듣는 것은 어떻게 하면 됩니까?”

임금은 남의 말을 듣고 함부로 허락하지 말아야 하며, 말 듣는 일을 덮어놓고 거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남의 말대로 함부로 허락하면 지켜야할 원칙이 없어지고, 덮어놓고 거절하면 진언의 길이 막혀 버립니다. 높은 산은 처다보기만 하여서는 그 궁극한 데를 알 수 없으며, 깊은 못은 어림짐작만으로는 측량하기 어렵습니다. 신명神明한 덕德은 바르고 고요한 것으로써 그 극치에 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임금의 밝음은 어떠하여야 합니까?”

눈은 밝아야 좋고, 귀는 잘 들려야 좋으며, 마음은 지혜로와야 귀중한 것입니다. 천하 사람의 눈과 함께 보면 보이지 않는 것이 없고, 천하 사람의 귀와 함께 들으면 들리지 않는 것이 없으며, 천하 사람의 마음과 함께 생각하면 알지 못하는 것이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하면 온 천하로부터 모여오고 함께 진언할 것이니, 임금의 총명은 가려지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