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나라 문왕이 태공에게 물었다.

천하를 가지는 데는 어떻게 하면 좋습니까?

“재계하십시오. 내 장차 당신에게 천지의 큰 법칙과 춘하추동 사계절이 생기는 이치와 성인의 도와 인민人民의 기미한 심정을 이야기하겠습니다.”

문왕이 칠일 동안의 재계를 한 뒤에 북쪽을 향하여 두 번 절하고 다시 물었다.

하늘은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을 낳고 땅은 만물을 낳았습니다. 천지 사이에 인민이 있으니 성인이 그들을 기릅니다.

그런 까닭에 봄의 법칙은 살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물은 번영합니다. 여름의 법칙은 키우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물은 성장하는 것입니다. 가을의 법칙은 거둬들이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물은 알찹니다. 겨울의 법칙은 감추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물은 고요합니다.

가을이 와서 만물이 알차게 되면 곧 겨울이 와서 만물은 감추어집니다. 감추어졌는가 하면 다시 봄이 와서 또 만물은 일어납니다. 이렇게 하여 종말을 알 수 없으며 시초도 알 수 없습니다.

성인이 인민을 다스리는 것은 천지의 원리와 방법 그것과 같은 것입니다.

그런 까닭에 천하가 잘 다스려지면 성인은 감추어집니다. 천하가 혼란하여지면 성인은 크게 드러납니다. 그것은 천지의 큰 법칙이 그러한 것입니다.

성인이 천지 사이에 있어서 그의 지위는 진실로 위대합니다.

천하가 무사할 때에는 그 정상正常한 상태에 따라 보살피면 백성들은 안정합니다. 그러나 백성의 마음이 동요하면 천하는 변전할 낌새가 생기고 천하 변전의 조짐이 발동하면 천하를 얻고 천하를 잃는 일을 다투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에 성인은 남몰래 일을 시작하여 가지고 드러내 놓고 모여서 남의 앞장을 서서 의거를 외치면 천하는 거기에 호응할 것입니다.

이러한 극의 경우에는 정상한 도리로는 되지 않습니다. 반드시 그 때에 따라 임기응변하는 천도를 써야 합니다.

만약 아직 때가 아니면 나아가 다투지 말아야 하며, 때가 왔으면 물러가 사양하고 있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천하를 가지는 것을 이와같이 하면 천지와 함께 광명을 같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국은 나라를 지킨다는 뜻이지만 은연중 천하를 차지하는 방법을 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