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一毛不拔일모불발’ 자신의 털 한 가닥도 손해 보지 않겠다. 이 말은 양주의 주장으로 원래 「털 한 가닥을 뽑아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어도 하지 않는다. 一毛而利天下,天爲也」 는 『맹자』의 「진심장구상」에서 유래한다.

이 말은 충격적이어서 묵가로서는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을 것이다. 묵자는 천하를 위해서 분주히 돌아다니느라 다리의 털이 다 닳아 없어졌지만 양주는 천하에 이로운 일을 위해 털 한 가닥을 뽑는 것조차 거부했다.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되었으니 이른바 백가쟁명은 여기에서 시작되었다.

묵자의 제자 금활리가 먼저 양주에게 도전하여 물었다. “선생의 털 한 가닥을 뽑아 천하를 구할 수 있다면 뽑으시겠습니까?” 양주가 답했다. “세상을 어찌 털 한 가닥으로 구할 수 있겠소” “만약 구할 수 있다면 뽑으시겠습니까?” 양주는 그를 외면했다. 금활리가 밖으로 나가 양주의 제자 맹손양에게 그 일을 이야기했다. 이에 맹손양이 말했다. “당신들은 우리 선생님의 생각을 모르는군요. 그러면 제가 대신 말씀드리지요. 만약 누가 당신을 호되게 때리고 거액의 돈을 주겠다고 하면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그러겠습니다” 맹손양이 또 물었다. “그러면 당신의 다리 하나를 자르고 나라를 주겠다고 하면 그러겠습니까?” 금활리가 대답하지 못하자 맹손양이 말했다. “피부와 비교하면 털은 하찮은 것입니다. 또 팔다리와 비교하면 피부도 하찮은 것이고요. 이 이치는 누구나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털이 없으면 피부가 없고 피부가 없으면 팔다리도 없습니다. 그러면 다시 묻겠습니다. 하찮다는 이유로 털을 무시할 수 있겠습니까?”

금활리는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사실 금활리는 이어질 질문이 “당신의 머리를 베고 천하를 주겠다고 하면은?” 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그러겠다고 말할 수 있었을까? 머리를 벨 수 없으면 다리는 자를 수 있을까? 다리를 자를 수 없으면 살을 뗄 수 있을까? 살을 뗄 수 없으면 피부는 벗길 수 있을까? 피부를 벗길 수 없으면 털을 뽑을 수 있을까? 할 수 있는 것은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 것은 할 수 없다. 이것이 곧 논리다.

만약 누가 부분의 이익을 무시하고 매일 하나씩 희생한다면 결국 전체의 이익은 다 사라지고 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