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나라 사람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사통을 하고 있었다.

하루는 그가 예정보다 일찍 외출에서 돌아왔을 때 때마침 정부가 나가고 있었다. 남편이 "지금 나간 게 웬 사람인가" 하고 물었다.

아내가 "웬 사람이 누구에요. 집안에 외인이라곤 아무도 없었는데' 하고 딱 잡아떼었다. 곁에 있던 사람들에게 물으니 그들은 모두"없었는데요"하고 한입에서 나온 것처럼 같은 대답이었다. 그 아내가 말하기를 "당신 도깨비에 홀려서 혼이 나간 모양입니다"고 하였다. 그래서 악귀를 쫓아 버리는 방법으로 개똥으로 목욕을 하였다고 한다.

또 일설에 의하면 연나라 사람 이계(李季)는 멀리 외출하기를 좋아하였는데 그의 아내가 몰래 외간 남자와 통하고 있었다. 이계가 갑자기 집에 돌아오니 그때 간부(間夫)는 방안에 있었다. 아내가 근심하니 시녀가 말하기를 "그분을 벌거벗게 하고 머리칼을 풀어헤쳐 가지고 문으로 바로 나가도록 하십시오. 우리들은 모두 못 보았다고 거짓말을 하겠습니다."고 하였다.

이리하여 사나이는 그 꾀대로 빨리 달려 문을 나가니 이계가 물었다 "저게 웬 사람이냐" 이에 집안 사람들이 모두 아무것도 본 일이 없다고 하였다.

이계가 "내가 귀신을 보았단 말인가" 하고 말하니 아내가 "그렇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은가" "다섯 가지 가축의 똥을 가져다가 목욕을 하십시요"

이계가 "그럼 그렇게 하지"하고 그것으로 목욕을 하였다고 한다.

일설에는 난초를 끓인 물에 목욕을 하였다고도 한다.

한비자 『韓非子』 내저설하 『內儲設下』편에 실린 이야기로 임금 자신이 보유하고 또 행사해야 할 권력을 신하에게 빌려주면, 신하는 하나를 백으로 써먹으면서 자신의 세력을 확대하고 증강한다.

신하의 세력이 커지면 조정 안 밖의 관리들은 그에게 아첨하고 추종하여 그의 비위를 맞춘다. 그렇게 되면 모든 것이 그 신하의 의도에 따라 만들어지고 움직여진다.

사슴을 말이라 해도 모든 사람들은 말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