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께서 말씀하시기를 道는 사람에게서 멀리 있지 아니하다.

사람이 도를 실천한다 하면서 도가 사람에게서 멀리 있는 것처럼 생각한다면 그는 결코 도를 실천하지 못할 것이다. 시경에 이르기를 「도끼자루를 베네, 도끼자루를 베네, 그 벰의 법칙이 멀리 있지 않네」 도끼가 꽂힌 도끼자루를 잡고 새 도끼자루를 만들려고 할 때에는 자기가 잡고 있는 도끼자루를 흘깃 보기만 해도 그 자루 만드는 법칙을 알 수 있거늘, 오히려 그 법칙이 멀리 있다고 생각하니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그러므로 군자는 사람의 道理를 가지고서 사람을 다스릴 뿐이니 사람이 스스로 깨달아 잘못을 고치기만 하면 더 이상 다스리려고 하지 않는다. 충서忠絮는 도道로부터 멀리 있지 아니하다. 자기에게 베풀어보아 원하지 아니하는 것은 또한 남에게도 베풀지 말지어다. 군자의 도는 넷이 있으나, 나 구丘(공자)는 그 중 한가지도 능하지 못하다.

자식에게 바라는 것으로써 아버지를 잘 섬겼는가, 나는 이것에 능하지 못하다. 신하에게 바라는 것으로써 임금을 잘 섬겼는가, 나는 이것에 능하지 못하다. 아무에게 바라는 것으로써 형님을 잘 섬겼는가, 나는 이것에 능하지 못하다. 벗에게 바라는 것을 내가 먼저 베풀었는가, 나는 이것에 능하지 못하다. 사람이란 모름지기 항상 범용의 말을 삼가하여야 한다. 이에 부족함이 있으면 감히 힘쓰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이요, 이에 여유로움이 있으면 절제하고 조심하여 감히 스스로를 높이지 아니해야 할 것이다. 말言은 반드시 행동行을 돌아보아야 하며, 행동行은 반드시 말言을 돌아보아야 하니, 군자가 어찌 삼가하여 독실하지 아니 할 수 있으리오!

윗글은 공자의 손자인 자사 子思의 『中庸』에 나오는 말씀으로 도끼자루를 자를 때, 그 자루에 관한 법치 즉 자루의 굵기와 길이는 바로 자기가 들고 있는 도끼자루에 있다는 것으로 모든 존재에 관한 법칙이 그 존재 자체에 내재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