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시대 제나라 管仲의 병세가 위중해지자 제환공이 찾아가 치국 지도에 대하여 과인에게 교시할 말씀이 없으신지요? 이에 "대왕께서는 元易牙, 수습, 常之巫, 衛公子啓方, 이 네 사람을 멀리하시기 바랍니다."

이에 제환공이 이상히 여겨 물었다. "그건 어떤 뜻으로 하시는 말씀 입니끼? 원역아는 과인한테 맛 좋은 음식을 대접하려고 자기가 낳은 자식까지 삶아서 바친 사람인데 그를 의심하다니요."

"인간의 상정으로 보면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자기 아들을 죽이는 정도로 마음이 독한 사람이라면 임금한테 인들 그 마음이 독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러면 수습은 어찌 그러시오? 수습은 과인을 위하여 자기 양물까지 거세한 사람인데 그를 멀리하다니요?"

"인간의 상정으로 보면 자기 몸을 아끼지 않는 사람이 오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자기 몸을 자기 손으로 불구를 만들 정도로 독한 사람이라면 인들 무슨 독한 일을 못하겠습니까?"

"그건 그렇다 하고 상무지는 왜 그렇습니까? 상무지는 생사를 점칠 줄 알고 또 과인을 위하여 병도 고쳐 주었는데 그도 멀리하란 말씀이오?"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고, 병을 앓는 것은 그 어떤 소흘함에서 기인할 뿐입니다. 임금께서 하늘이 정해준 운명과 자신의 본분을 믿지 않으시고 상지무만 믿으신다면, 그는 그 기회에 자의대로 어떤 짓도 할 수 있을 겁니다."

"또 위공자 계방도 믿지 말아야 한다는 말씀이시오? 위공자 계방은 과인을 15년이나 충성으로 섬겼고, 그러느라 아버지 장례에도 가지 않은 사람인데 그런 사람도 믿지 말라는 말씀이오?"

"세상에 자기 아버지를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런데 자기 아버지 장례도 아니 갈 정도로 모진 사람이라면. 임금한테야 무슨 모진 마음인들 가질 수 없겠습니까?" 관중이 세상을 하직한 후, 제환공은 그 네 사람을 모두 궁에서 쫓아냈다. 그런데 그 후부터 제환공은 밥맛이 없어지고 궁실은 혼잡해졌다. 그런 데다가 제환공의 병이 또 발작하여 조회에 나가서도 마땅히 차려야 할 위엄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이렇게 3년이 지나니, 제환공은 관중의 말이 틀린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드디어 제환공은 그 네 사람을 도로 불러들였다. 그리고 그 이듬해에 제환공은 중한 병이 들었다. 이리되자 상무지는 밖에 나가서 제환공은 어느 날 어느 시에 죽으리라 요언을 퍼뜨렸고 이어서 원역아, 수습, 상지무가 반란을 일으켜 궁문을 닫아걸고 성벽을 높이면서 사람들의 궁문 출입을 엄금했다. 제환공은 밥 한 술 물 한 모금도 제대로 얻어먹을 수가 없었다. 그런가 하면 위공자 계방은 또 천호 직위를 얻고 위나라로 넘어갔다. 그제서야 제환공은 "중부님(관중)은 얼마나 원견 있는 분인가? 중부님의 말씀을 들었으면 이런 봉변을 안 당했을 텐데"라며 후회 막급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