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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포골프장 대책 2

황만길 지역진흥원장

웅포골프장을 둘러싼 사기극은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온갖 추악한 사기행각의 전형을 보여준다. 김승학은 한국프로골프협회장이라는 타이틀 하나로 전라북도, 익산시, 익산시민, 회원들까지 속여 왔다. 열 사람이 도둑하나 못 지킨다고 하지만 시민단체와 웅포골프장 건설반대 공동대책위원회가 그토록 김승학의 사기행각과 불법적인 수법을 경고하고 문제를 지적했지만, 전라북도와 익산시는 온갖 특혜를 주었다.

김승학의 감언이설과 근거 없는 홍보에 속아 애초에 껍데기뿐이고 파산이 불 보듯 뻔한 회원권을 몇 배나 부풀려진 가격에 너나없이 구입했다. 골프월드컵을 개최한다, 세계적 골프장을 만든다며 떠들어대면 언론은 그대로 받아 적어 김승학의 사기행각을 도왔다. 전라북도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특혜로 불법을 승인하고, 익산시는 불법을 돕는 일선의 첨병 역할을 했다.

익산시청 경영개발과는 김승학의 하수인이 되어 민원해결부터 시작해 토지매입, 토지수용, 주민 설득, 공권력 동원, 심지어 묘지 이장까지 해 주며 한마디로 김승학의 충실한 머슴 역할을 다 했다. 익산시가 이토록 특혜를 베풀면 전라북도는 온갖 반대에도 불구하고 망치만 두드리는 형식적 절차로 토지수용까지 결정했다. 있을 수 없는 희대의 사기극의 전모라 하겠다. 눈에 뻔히 보이는 도둑을 알면서도 도둑에게 살림을 싸주고 더 많이 도둑질 해 가라고 편의를 봐 준 셈이다.

김승학은 이런 수법을 통해 한마디로 웅포골프장을 온갖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했다. 감언이설로 투자자를 끌어들였고, 동원된 인부들은 급여를 제 때 받지 못하기 일쑤였으며, 돈이 될 만한 것은 모두 팔아넘겨 웅포골프장은 껍데기뿐으로 사실상 파산에 이르렀다. 이 지경인데도 회원권을 구입해 골프를 하니 넌센스다. 그러나 어쩌랴. 이미 벌어진 일을.

이제라도 대책을 바로 세워야 한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방향은 명확해야 한다.

첫째, 오늘날 웅포골프장 사태를 일으키고 온갖 불법, 편법, 탈법과 사기행각을 벌여온 김승학 일당을 중벌에 처해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엄벌을 통해 경영에서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 유일한 길은 지은 죄에 합당한 법정 최고형으로 다시는 사회에 나오지 못하도록 격리해야 한다.

둘째, 지금까지 대부분의 배임, 횡령한 금액, 부채규모를 합산해 김승학 일당에게서 모두 추징해야 한다. 이권에 개입한 지역토호들까지 모두 엄벌에 처하고 수천억 원의 추징금을 물려야 한다. 고의성이 다분한 불법 대출과 횡령, 배임혐의를 감옥살이만 갖고 끝낼 일이 아니다. 소위 잘 나간다는 대형 로펌을 변호인으로 선임해 기어코 법망을 피해가려는 수법을 또다시 사용할테지만 검찰과 법원 등 대한민국의 사법기관은 그동안의 봐주기와는 달리 이번에는 완벽하게 단죄해야 한다. 포청천이 되어야 한다.

셋째, 웅포골프장의 1순위 채권자인 한울아이앤씨의 지분을 결코 인정해선 안된다. 한울아이앤씨는 사실상 김승학의 것이나 다름없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김승학의 수법가운데 하나가 웅포골프장을 통해 투자자를 끌어 모으거나 대출을 받아 가로채고 골프장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차려 사기 행각을 해온 사례로 볼 때 소문이 근거가 있을 수 있다.

웅포골프장은 파산을 하건, 경영회생 절차를 밟건 시민과 회원들의 것이 되어야 한다. 익산시민들은 허파나 다름없는 소중한 산을 골프장으로 빼앗기고 회원들은 김승학에게 속아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회원권을 구입해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웅포골프장은 시민과 회원들에게 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울아이앤씨의 지분을 인정하는 것은 결국 모든 것을 빼 먹어온 김승학 일당과 일부 토호들에게 또다시 이권을 줄 우려가 있다. 따라서 한울아이앤씨에 대한 철저한 검증절차를 밟아야 하고 300억 원이라는 지분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 실제 그런 채권이 존재하는 것인지, 김승학이 이권을 위해 한울아이앤씨를 설립하거나 끌어들이지는 않았는지 철저하게 파 해쳐야 한다.

이제 김승학 일당과 못된 일부 토호들의 불법 사기행각이 단죄되고 희대의 사기극이 더 이상 익산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시민이 나서야 한다.

권리는 행동하는 자의 것이요. 진리는 왜라는 물음을 던지는데서 태어난다. 익산시민은 웅포골프장의 문제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던져 봤는가? 왜라는 물음을 통해 잘못을 알아내고 행동했는가? 불의를 보고 왜라는 물음과 행동이 없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 자신의 것이 된다는 평범한 진리를 웅포골프장 사태는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