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기 익산 희망정치
시민연합 대표

나는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청산하는 것이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는 시발점이라고 믿었다. 특별히 호남에서는 지난 수 십년간 지속되어온 민주당의 1당 독점체제를 극복하는 것이 새로운 정치의 시작이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새 정치를 표방한 안철수 신당에 많은 기대를 하며 참여를 결정했다.

그런데 느닷없는 민주당과의 합당 선언에 나는 당황했고, 합당의 명분이었던 ‘기초선거 무공천’의 폐기에 크게 실망하였다.

이제 안철수 대표는 진짜 새 정치를 원했던 국민들의 우려와 ‘도로 민주당’이라는 비판을 피해갈 수는 없다. 

이런 비판과 우려를 잠재우고 합당의 정당성을 최소한이라도 확보하려면 반드시 ‘새정치민주연합’ 내에서 새 정치의 모습이 나타나고 실현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말의 기대마저 져버리는 사태가 발생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전북도당 공동위원장으로 조배숙 전 의원이 임명된 것이다. 그것도 새 정치가 트레이드마크인 안철수 대표의 몫으로 임명된 것이다.

나는 조배숙 전 의원의 공동위원장 임명을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
지난 8년 동안 조배숙 위원장의 측근들이 저지른 비리와  전횡으로 익산의 지방자치가 엉망이 되었다는 것이 뜻있는 시민들의 생각이다.

그러나 내가 정말 심각하게 보는 것은 그녀의 경선 불복 사건이다.
조배숙 위원장은 2년 전 19대 국회의원 경선(익산을)에서 경선불복을 하였다.

경선 결과에 반드시 승복하겠다는 서약서에 자필서명을 하고 참여한 경선 결과에 불복한 것이다. 이는 민주주의의 가장 기초인 ‘절차적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시민과의 공적인 약속을 져버린 중대한 사건이다.

나는 안철수계의 몫으로 도당위원장이 된 조배숙 공동위원장에게 묻고 싶다.

약속(서약)파기가 새 정치인가 ?   
경선 불복이 새 정치인가 ?

누구나 과오가 있을 수 있고 실수를 할 수도 있다. 또 과거의 실수나 과오가 미래로 가는 길목을 막아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미래로 함께 가기 위해서는 거기에 합당한 반성과 책임지는 모습이 반드시 필요하다. 사안이 중요할수록 지위가 높을수록 도덕적 잣대는 엄격해야 한다.

그런데 지금까지 그녀가 경선불복에 대해 어떠한 반성과 사과를 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만일 조배숙 위원장이 자신의 말처럼 새정치의 실현을 위해 도당위원장을 꼭 하고 싶다면 2가지의 전제 조건이 반드시 필요하다.

첫째는 경선 불복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이다.
익산시민과 전북 도민들이 인정해줄 정도의 진실한 반성과 사과가 필요하다.
둘째는 책임지는 모습이다.

반성과 사과의 진정성이 인정받으려면 자신을 비우는 모습, 책임지는 모습이 있어야 한다. 다음 국회의원 선거에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그 정도는 되어야 “새정치에 헌신하고 싶다”는 조배숙 위원장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나의 질타와 요구가 조배숙 위원장에게는 상당한 아픔일수가 있어서 마음이 무겁다.
그러나 조배숙 위원장이 새정치계의 대표선수로 새정치를 하겠다고 하니, 더욱 엄중하게 문제 제기를 하고 책임을 요구하는 것이다.

새정치는 새 정치다워야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