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시대 衛·위나라 영공이 晉·진나라로 가던 도중 복수라는 곳에 머물게 되었다.

그 때 어디선가 아주 구슬픈 음악이 들려왔다. 음악을 듣고 있자니 저절로 눈물이 나올 만큼 구슬펐다.

영공은 수행하고 있던 악사장에게 그 음악을 잘 기억해두도록 했다.

진나라에 도착한 영공은 진나라 평공이 초대한 잔치자리에서 악사장에게 복수에서 들은 그 곡을 연주하게 하였다.

한참 음악이 연주되는데 갑자기 진나라 평공의 악사장인 사광이 말했다.

“이 곡을 더 이상 연주하게 하시면 안 됩니다.”

그러자 평공이 의아하게 생각하여 “어째서 안 된다는 것인가?”

“이런 음악을 들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하고 말 것입니다. 이 곡은 옛날 殷·은나라 때 사연이란 악사가 紂王·주왕을 위해 만든 사치스럽고 음란한 음악입니다. 주왕은 밤낮없이 이 음악에만 푹 빠져 지내다가 결국 주나라의 무왕에게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그 때 악사장 사연이 악기를 몸에 지닌 채 복수에 와서 몸을 던져 죽었는데, 그의 혼이 허공을 떠돌며 이 음악을 연주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나라를 망치는 음악(亡國之音)이라고 무서워하며 복수를 지날 때 늘 귀를 막고 다닌다고 합니다.”

그러나 평공은 사광의 말을 듣지 않았다.

“내가 듣기에는 참으로 감동적인 음악이다. 계속 연주하라.”

그런데 음악이 다시 시작되자 하늘에서 검은 구름이 피어오르고 바람이 몰아치기 시작했다. 그래도 음악이 멈추지 않자 마침내 거센 비바람이 퍼부으면서 지붕의 기와가 날아가고 음식상이 엎어졌다. 이에 사람들은 모두 두려움에 떨며 도망쳤다.

그 후 진나라에는 심한 가뭄이 3년 동안이나 계속되고, 평공은 심한 종기로 괴로움을 당했다고 한다.

「출전」『韓非子·한비자』<十過篇·십과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