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숲교회 담임목사

강남웅

어느 대학의 심리학 강의 시간이었습니다. 교수는 풍선 속에 자기 이름을 써서 넣고 바람을 빵빵하게 채워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 다음 풍선들을 모아서 천정으로 날려 보냈습니다. 한참이 지난 다음에 교수는 자기의 이름이 들어있는 풍선을 찾아보라고 하였습니다. 정해진 시간은 딱 5분이었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풍선을 찾으려 부딪치고, 밀치다가 교실은 아수라장이 되었습니다. 5분이 흘렀지만, 자신의 이름을 찾은 사람은 단 한사람도 찾지 못하였습니다.

교수는 이번에는 아무 풍선이나 잡아 거기 넣어둔 이름을 보고 그 주인을 찾아주도록 하였습니다. 순식간에 자기 이름이 들어있는 풍선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교수가 학생들에게 말하였습니다. "지금 시험한 자기 풍선 찾기는 우리 삶과 똑같습니다.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행복을 찾아다니지만 행복이 어디 있는지 장님과 같이 헤매고 있습니다.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과 같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풍선을 찾아주듯, 그들에게 행복을 찾아서 나누어 주십시오. 그러면 반대로 여러분이 행복을 누리게 될 것입니다"

이를 '헤밍웨이의 법칙'이라고 합니다. '헤밍웨이'는 행복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였습니다. '행복을 가꾸는 것은 자기 손이 닿는데서 꽃다발을 만드는 것이다'. 행복은 거창한 장소에 있지 않습니다. 손이 닿는 곳에 있습니다. 바로 옆에 있는 친구입니다.

지금 지구촌에서 아마도 가장 중요한 질문, 국가를 비롯한 모든 단체가 가장 높은 수준에서 진지하게 나누어야 할 대화의 최상위에 있어야 할 질문은, 어떻게 하면 ‘새로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헤밍웨이의 법칙이 우리의 마음속에 꽃처럼 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이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끝나면 더 친절하고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겠느냐는 실현되기 힘든 바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의료인이 더 많은 급여와 대우를 받게 되고 더 나은 응급의료체제와 의료서비스를 위해 사람들은 세금을 더 낼 준비가 될 것입니다. 호스피스 운동에 더 많은 기부가 이어지고 수많은 차량과 비행기의 공해에서 벗어나 여행 욕심은 줄고, 가족과 이웃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리라는 것이지요. 또 주변에서 우리를 돌봐 준 사람들을 존경할 것입니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제약들이 사라지기가 무섭게, 엄청난 속도와 온갖 방식으로 각종 사업들이 시작될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 동안의 폐쇄가 경제에 미친 영향이 이미 심각하고 앞으로도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사방에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아마도 지도자들이 맞닥뜨리게 될 문제들은 전쟁과도 같은 위기 상황일 것이라 예측됩니다. 지금 우리는 ‘안전하게 집에 머물기’에 집중하고 있는데, 이로 인해 파산, 실업, 사회적 불안의 측면에서 엄청난 비용이 소요되고 있습니다. 그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전달된 막대한 정부 지원금도 조만간 회수해야 할 것입니다.

이 엄중한 시기에 우리나라는 대선정국으로 들어서고 있습니다. 남북으로 갈라지고 좌우로 분열 된 우리나라, 욕심의 터가 되어버린 집단과 이기의 굴레를 이겨 내고 시대의 현실과 내일의 비전을 나란히 붙잡고 ‘새로운 일상’을 앞서 열어갈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기대하고 늘 기도하고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이 도전적인 순간에 바로 이집트 왕국의 요셉처럼 공정하게 일 할 수 있는 사람, 상황을 잘 분석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비전을 그려줄 사람입니다. 현명한 리더십을 지니면서도, 앞으로 닥칠 도전들을 비전과 현실주의를 겸비하여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소망을 나눌 수 있는 지도자가 선출되기를 바랍니다.

현대 사회는 어쩌면 별수 없이 지독한 욕심에 갇힌 각 개인들의 집합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며 더 나은 이익을 보장해 주는 집단 속에서 똬리를 틀고 친구가 아닌 수많은 남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의 사회는 매우 다른 모습으로 변화해 갈 것이 분명합니다. 이제는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인정하고 삶 자체를 개별화시키는 사회의 모습에서 우리가 어떠한 위치와 역할을 해야 할지를 깊이 생각해 봐야 합니다.

‘헤밍웨이의 법칙’을 생각해 봅니다. 마당에 꽃을 심어 놓으면 잡초가 훨씬 줄어듭니다. 구태의연한 다툼, 이전과 똑같은 얄팍한 분석과 해결책만 나오는 평상시와 다름없는 일상으로 되돌아가서는 절대로 안 될 것입니다. 부디 이번 대통령 선거의 과정들이 진정 ‘새로운 일상’을 향한 가능성의 표지가 되고 새로운 시대의 전조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