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노나라에 계문자라는 재상이 있었다. 그는 노선공과 노성공 2대에 걸쳐 재상을 지냈지만 생활이 검소해 첩은 비단 옷을 입지 못했으며 기르는 말도 배불리 먹지 못했다.

이에 맹헌자의 아들인 대부 중손타가 계문자에게 말했다.

“그대는 노나라의 상경으로 2대에 걸쳐 주군을 보좌하면서 첩은 비단 옷을 입지 못하고, 말은 배불리 좋은 풀을 먹지 못하니, 사람들이 장차 그대를 인색하다고 하지 않겠습니까? 또 국가의 체면에도 큰 손상이 되지 않겠습니까?”

계문자가 말했다.

“나도 첩이 비단 옷을 입고 말이 배불리 먹기를 바라오. 그러나 내가 백성들을 보니 그들의 부모 형제 중 거친 음식을 먹고 헤어진 옷을 입은 자가 많습니다. 이에 나는 감히 그리할 수 없는 것입니다. 백성들의 부모 형제가 거친 음식을 먹고 헤진 옷을 입는데 내가 오히려 첩과 말을 아름답게 꾸민다면 이는 군주를 보좌하는 사람의 모습이 아닙니다. 하물며 내가 듣건대 ‘덕행이 고상해야 능히 국가에 광채를 더하게 한다.’고 했습니다. 아직 첩과 말을 아름답게 꾸며 나라에 광채를 더하게 했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계문자가 이 일을 맹헌자에게 보고했다. 그러자 맹헌자가 아들 중손타를 7일 동안 감금했다. 이후 중손타의 첩이 입는 옷은 거친 베옷에 지나지 않았고, 말의 먹이 또한 거친 잡초에 불과했다.

계문자가 이 얘기를 전해 듣고 말했다.

“과실이 있을 때 이를 능히 고칠 수 있으면 가히 최상의 인물이라 할만하다.”

이에 중손타를 상대부로 승진시켰다고 한다.

요 몇 일 사이 매스컴에 오르내리는 뉴스 중에는 국민의 세금으로 주는 관비를 제멋대로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고 하는데 이 나라의 앞날이 걱정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