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의 제자 자하가 물었다.

「《시경》에서 말하는 <귀여운 입가의 웃음이며, 맑게 갠 눈의 아름다움이여, 본바탕이 찬란하다.>=((위풍))(석인)편=한 구절에는 숨은 뜻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래 그림을 그릴 때는 흰 바탕이 그리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러고 보면 예절이 다음이 되겠습니다.」

「음 나를 일깨워 주는 것이 너로구나. 나도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을 못했었다. 너만큼은 돼야 시를 논할 수 있다.」

위 대화는 《논어》<팔일>편에 나오는 말로 그림이란 하얀 바탕이 없으면 그림 그리는 일이 불가능한 것과 마찬가지로 소박한 마음의 바탕이 없이 눈과 코와 입의 아름다움만으로는 여인의 아름다움은 표현되지 않는다는 것이 공자의 말이다.

이에 밖으로 드러난 형식적인 예보다는 그 예의 본질인 「인·仁」의 마음이 중요하므로 형식으로서의 예는 본질이 있은 후에라야 의미가 있는 것이다.

또 《논어》(학이)편에는 교언영색·巧言令色이란 말이 나오는데, 공자는 「교언영색」하는 자는 자신의 사리사욕을 위해 남에게 아부하는 사람이 많으므로, 그들에게 「인·仁」의 면모를 찾기란 어려운 일임을 강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