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晉나라 때 백종이란 자가 조정 조회를 마친 후에 안면에 희색이 가득한 채 귀가했다. 이에 그의 부인이 “당신의 얼굴에 희색이 가득한데 무슨 일로 그리 득의得意에 찬 것입니까?”하고 묻자, “내가 조정에서 말을 하자 모든 대부들이 말하기를 ‘그대의 기지機智가 선태부 양자와 같이 뛰어나다.’고 했소”

그러자 그의 부인이 말했다.

“양자는 화려하기만 하고 내용이 없는 사람입니다.(華而不實) 말만 화려했을 뿐 계책이 없었습니다. 이는 자신의 몸을 죽이는 화를 만들 뿐입니다. 당신이 그 사람을 닮았다는 것이 어찌 기뻐할 만한 일이겠습니까?”

“내가 대부들을 청화여 음주하면서 얘기를 나눌 터이니 그대가 한번 들어본 뒤에 다시 얘기를 합시다.”

“좋습니다.”

주연이 끝난 후 백종의 처가 말했다.

“여러 대부들 중 실로 당신이 더불어 얘기할 만한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재지가 뛰어난 사람이 자신의 위에 있는 것을 용인할 수 없습니다. 재난이 반드시 그대의 머리 위에 떨어질 것입니다. 어찌하여 속히 뛰어 난 인물을 구해 우리의 아들 주리를 비호하도록 하지 않는 것입니까?”

이에 진나라의 뛰어난 인재 필양을 찾았고, 이후 주간왕 10년에 백종과 가까운 현대부 난불기가 해를 입는 화난이 일어나자 조정의 대부들이 백종을 모함해 죽여버렸다. 그러자 필양이 백종의 아들 백주리를 호송하여 초나라로 도망을 가 화를 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