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주
익산시 사회복지협의회장
(사)삼동인터내셔널 이사장

코로나 19의 상황에서 도쿄올림픽대회가 끝났다. 지난 7월 23일부터 시작한 올림픽은 8월 8일까지 17일간 206개국이 참가했고, 33개 종목에 금메달 339개를 놓고 각 나라 선수들이 각축을 벌렸다. 우리나라는 선수 237명 임원 122명이 참가하여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하여 종합순위 16위를 기록하였다.

올림픽대회는 고대 그리스 제전경기(祭典競技)의 하나인 올림피아제(Olympia祭)에서 기원되었다. 올림피아제는 서기전 776년에 시작되어, 4년에 한 번씩 393년까지 총 293회가 개최되었다. 그 뒤 약 1,500년 동안 중단되었다가 1896년 프랑스의 쿠베르탱(Coubertein, P.)에 의하여 그리스 아테네에서 근대 올림픽으로 부활되었다.

근대올림픽의 개최목적은, 첫째 아마추어 스포츠의 근간을 이루는 신체적·정신적 자질의 발전을 도모하고, 둘째 스포츠를 통한 상호이해와 우의증진 정신으로 젊은이를 교육하여 보다 발전되고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데 이바지하며, 셋째 전 세계에 올림픽 정신을 널리 보급하여 국제친선을 도모하는 데 있다.

이에 따라 올림픽대회의 참가는 어떠한 국가나 개인·인종·종교 또는 정치적 이유로도 차별받지 않고, 모든 참가자는 ‘이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다.’라는 올림픽 신조를 가장 소중히 지키고 존중하여야 한다.

필자는 도쿄 올림픽대회 이후 뜻깊은 신문기사(중앙일보 8월 18일) 하나를 보았다. 도쿄올림픽 여자 창던지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폴란드 국가대표 마리아 안드레이칙(여, 25세)의 이야기이다. 그는 8개월 된 아이(밀로섹)의 심장질환 수술을 위해 자신이 생애 처음으로 딴 메달을 경매에 내놨다.

안드레이칙은 자신의 올림픽 첫 메달을 경매에 내놓은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한다. “오래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밀로섹은 심각한 심장결함이 있어 수술이 필요합니다. 난 이 아이를 돕고 싶고, 그래서 올림픽 은메달을 경매에 올리게 됐습니다.”

또 안드레이칙은 “메달은 하나의 물질이지만, 다른 사람에게 큰 가치가 있을 수 있다.” 며 “메달의 진정한 가치는 마음에 남는다. 옷장에 먼지 쌓이게 두는 대신 생명을 구하는 게 더 가치가 있다.” 고 폴란드TV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안드레이칙이 경매에 부친 은메달은 12만5000달러(약1억4600만원)에 낙찰됐다. 이 덕분에 심장질환을 앓던 8개월 된 폴란드 남자아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 의료센터에서 수술을 받게 됐다.

메달의 낙찰자는 폴란드 수퍼마켓 체인인 자브카였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아이 수술비 마련을 위한 낙찰금은 지급하고, 안드레이칙에게 의미있는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을 돌려주기로 한 것이다. 참으로 감동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세상은 우리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고통의 바다가 될 수도 있고 행복한 낙원이 될 수도 있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먼저 내가 있고 남이 있다 할지 모르지만 남이 없으면 나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인간사회는 끊임없는 갈등ㆍ대립ㆍ투쟁의 연속처럼 보일 경우가 많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는 물론, 단체, 사회, 국가, 민족, 종교, 사상 등 어디를 살펴보아도 상호 간에 대립과 투쟁이 끊이지 않는 치열한 각축장을 이룬다. 그리하여 약육강식ㆍ적자생존이라는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투쟁의 장으로 보이는 것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벌레나 새 한 마리까지도 서로 잡아먹고 잡아먹히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싸움이 도처에서 발견된다.

그러나 이러한 상호 간의 관계를 대립과 투쟁의 관계로 보지 않고, 상부상조하며 공생공영(共生共榮)하는 은혜의 관계로 생각을 바꿔야 한다. 너와 나는 하나의 그물망처럼 유기적 관계를 맺으며 서로의 생명을 존속하게 해주는 은혜의 관계로 얽혀 있다. 나아가 이 세상의 모든 생명체는 나의 입장에서 볼 때 모든 인류 형제는 물론이고 금수초목까지도 나의 생존유지에 없어서는 살지 못할 은혜로 맺어져 있다.

나의 생존유지에 없어서는 살지 못할 은혜의 관계라면 그것은 우주의 모든 존재가 한 포태 안에서 태어난 한 동포요 한 형제자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누구나 자기 혼자만으로서는 살아갈 수 없고, 오직 이웃이 존재하여 자리이타(自利利他)로 상생상화하며 더불어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은혜를 발견하고 느껴서 자리이타의 정신으로 상부상조하면, 우리는 평화와 행복이 넘치는 희망의 미래지향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다. 개인과 개인 사이에는 이해와 화합과 사랑과 존경이 넘치고, 가정ㆍ단체ㆍ사회ㆍ국가ㆍ민족 각각의 사이에는 융화와 협력과 평화가 충만한 세계가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은혜를 발견하고 보은실천에 노력하면 이 세상이 그대로 커다란 은혜의 덩어리가 되고 날마다 좋은 날이 되며, 매일매일 다시 태어나는 삶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