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말띠의 해이다. 말은 예로부터 상서롭고 신성한 동물의 상징으로 하늘의 사신 또는 영물로 예언자적 존재로 희망의 동물로 인식되어져 왔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청마의 해라고 불렀다. 하지만 작금의 환경은 그렇게 희망만을 이야기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아직 말띠의 해는 보름정도 남았다. 띠는 음력으로부터 따지는 것이다. 말과 관련된 고사를 하나 소개하려고 한다. 벽두부터 상서롭지 못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마음에 경계를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기를 바라는 뜻에서 이다.

중국 동진시대에 고개지顧愷之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박학하고 재치가 있었으며, 특히 인물화에 뛰어나 육탐미陸探微, 장승요張僧繇와 함께 남조 3대 화가로 손꼽히기도 하는 자로 하루는 참군參軍 은중감殷仲堪의 집에서 환현과 담소를 나누게 되었는데, 화제는 자연계에 관한 것이다. 그러다 문득 각기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지 말해보기로 했다.

환현이 말했다.

「창 끝을 쌀 속에 넣고, 다시 칼로 불을 때서 밥을 짓는 것입니다.」

이어서 은중감이 말했다.

「백상 먹은 노인이 마른 나뭇가지에 오르는 것입니다.」

다음은 고개지의 차례였다. 이 때 조용히 옆에 앉아있던 어느 객이 말했다.

「盲人騎瞎馬, 半夜臨深地.」

「장님이 외눈박이 말을 타고, 캄캄한 밤에 깊은 연못가에 가는 것입니다.」

그 당시 은중감은 눈을 다쳐 한 쪽 눈만으로 사물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이 말이 더 가슴에 와 닿았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외쳤다.

「그건 정말 위험한 일입니다.」

갑오년 청마의 해를 맞이하여 우리 모두의 마음에 새로운 다짐 하나씩을 하고 위험에 처하는 일없이 뜻있는 한 해가 되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