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길 지역진흥원장

경제가 어려운데다 대형제과 업계의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인해 가장 타격을 받는 업종 가운데 하나가 동네 빵집이다.

골목상권이 위협 받고 있는 가운데 소위 동네빵집인 개인 제과점들도 기업형 제과업계의 진입으로 폐업이 속출하고 매출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한마디로 경영을 지속해야 하는지, 그만둬야 하는지 결단을 해야 할 생존의 문제가 되었다. 이런 위기 가운데도 희망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는 사례가 있어 소개하려 한다.

군산지역의 동네 빵집들이 직면한 위기를 타개하고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군산의 특산물인 흰찰쌀보리를 이용한 신제품을 개발하고 공동 브랜드인 흰찰쌀보리빵 '보리진포'를 출시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고 있다.

어느 지역이나 비슷하겠지만 군산 지역 역시 동네 빵집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군산 흰찰쌀보리 향토사업단과 농업기술센터의 적극적인 사업지원과 협력을 기초로 대한제과협회 군산시지부가 똘똘 뭉쳐 제과제빵 기술교육, 신제품개발, 공동브랜드 출시, 통합마케팅 추진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이미 군산흰찰쌀보리빵을 개발해 시판해 온 영국빵집은 매출액이 1년 만에 7배 이상 신장되었고, 군산 지역 20여개 동네 빵집들도 열정과 의욕으로 하나 되어 동네 빵집 활성화에 매진하고 있다. '보리진포' 브랜드 파워를 유지하기 위해 엄격한 관리와,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 개발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고 군산지역 동네 빵집의 매출액은 급신장 했다. 

군산 흰찰쌀보리를 이용한 동네 빵집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었던 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군산흰찰쌀보리 향토사업단과 농업기술센터의 철저한 계획과 노력이 밑거름이었다. 군산흰찰쌀보리 향토사업단과 농업기술센터는 군산의 대표 농산물인 흰찰쌀보리의 소비촉진을 위해 가공업체 발굴과 지원에 앞장서왔다.

정부의 보리수매가 중단 된 이후 흰찰쌀보리의 판로개척은 커다란 과제 가운데 하나였다. 정부수매가 중단되면 재배기피로 인해 생산 감소에 따라 농가 소득이 하락되고 시장에 일시적인 홍수 출하 현상으로 가격 폭락의 이중고를 겪게 될 상황이었다. 따라서 생산량을 유지해 농가 소득을 높이는 동시에 안정적인 판로개척을 위한 생산, 가공, 유통의 일관시스템 구축은 핵심과제이자 최선의 대안이었다.

이런 과제 실현을 위해 흰찰쌀보리의 재배면적을 유지하면서 보리 도정 등 1차 가공업과 함께 보리 제분공장 설치 및 보리빵, 보리국수,  보리스넥, 보리막걸리인 맥걸리 등 다양한 보리식품 개발에 박차를 가해 산업화 하는데 성공했다. 보통 1~2개 기업 지원에 수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어야하고 성과도 오랜 시간이 흘러야 나타나지만 동네 빵집 프로젝트는 대부분의 제과업계가 참여하고, 성과도 비교적 단시간에 나타나 흰찰쌀보리 소비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매출액도 급신장했다.

대부분의 향토산업이 in-put(투입량) 대비 out-put(산출량)이 미흡하거나 산업화까지 연결되지 않아 R&D에 그치는 경우가 많으나 군산흰찰쌀보리 향토산업은 철저하게 내실을 추구하는 실용적인 접근을 함으로써 성과를 극대화 했다.

둘째, 동네 빵집의 적극적인 참여와 열정이 성공적인 프로젝트 추진에 기여했다. 군산흰찰쌀보리 향토사업단과 농업기술센터의 계획에 따라 기술교육, 신제품개발, 공동브랜드 작업이 진행되었지만 제과협회 군산지부 소속 제과업계의 자발적인 노력도 성공하는데 일조를 했다. 자발적인 세미나를 통해 흰찰쌀보리를 이용한 제과제빵 기술을 공유하는 한편 공동브랜드의 품질유지를 위해 정기, 수시로 중지를 모으며 보리빵 브랜드인 '보리진포'의 성공에 심혈을 기울였다.

출발은 향토사업단과 농업기술센터의 노력이었지만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은 제과협회 군산지부 소속 빵집들에 의해 이뤄졌다. 지원과 협력만으로 한계가 있고 산학연관의 끈끈한 네트워크와 자생력을 강화하기 위한 당사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이 그만큼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시키는 작업이 보리빵 브랜드인 ?보리진포?사업에서 확인되고 있다.

셋째, 지역의 대표농산물인 보리를 이용함으로써 소비자들에게 쉽게 다가설 수 있었고 이것이 성공의 요인이 되었다. 위기에 처한 보리산업을 구하기 위해 생산자인 농업인, 향토사업단, 농업기술센터, 가공업체, 대학 등이 머리를 맞대고 활로를 찾았고 보리라는 테마는 소비 트랜드와 맞물려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와 만남으로써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보리라는 향토자원의 웰빙, 기능성 이미지와 밀 빵에 식상한 소비자들의 안전, 안심, 건강 욕구를 자극했고 이것이 주효했다.

지역의 주체들이 똘똘 뭉쳐 이룩한 군산의 동네 빵집 프로젝트는 골목상권 활성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익산의 골목상권도 위기를 기회로 만든 이 놀라운 변화에 주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