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동진시대에 환온이라는 자가 권력을 휘두르며 진晉나라를 무너뜨리고 자신이 직접 제위에 오르려고 하며 진나라의 정세가 매우 혼란스러웠다.

이 시기에 진나라에 안석安石이란 사람이 있었는데 세속적인 권력이나 부귀를 등지고 동산으로 들어가 은둔 생활을 하였다. 그의 동산에서의 생활은 자연 그대로의 삶이었다. 그러나 조정에서는 안석의 인물됨을 익히 알고 있던 터라 여러 차례 사람을 보내 다시 조정으로 돌아와 줄 것을 청했으나 그때마다 안석은 자신이 있을 곳은 조정이 아니라 바로 이 동산이라며 응하지 않았다.

뒷날 안석은 환선무桓宣武의 사마司馬가 되었다. 그러나 환선무가 재위를 넘보자 관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중승中丞으로 있던 고령이 특별히 송별연을 열어주었다. 그 자리에서 농담을 했다.

“당신은 도정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고 동산의 높은 곳에 누워 있소. 이 때 사람들은 ‘안석이 세상으로 나올 수 없다면 장차 백성들은 어찌하리오’ 라고 했소. 지금 그대가 나왔으니 백성들이 어떻게 당신을 잡을 수 있을까요?”

이에 안석은 미소만 지을 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동산은 절강성 임안현에 위치한 산이며, 고와란 세상을 피해 산 속에 숨어 평화롭게 사는 것을 말한다.

지금 세상에 안석과 같은 사람이 어디에 있기나 한지 마음이 숙연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