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기 후반에 지어진 책으로, 동란 속을 살아가던 한 지식인이 자손에게 남긴 인생과 생활의 지침서 「안씨가훈」이란 책에 실린 내용으로 저자는 안지추이다.

옛날에 주공은 머리를 감다가도 손님이 찾아오면 몇 번이고 멈추어 허둥지둥 머리카락을 손으로 움켜쥔 채 나와서 맞이했고, 또 먹던 밥을 마저 넘기지도 않고 손님을 맞이하는 것이 다반사였다고 한다. 그만큼 인재를 소중히 여겨 이름 없는 선비라도 하루에 70명이 넘게 만났다고 한다.

그런데 진나라 문공은 과거에 자신에게 은혜를 베푼 두수라는 아전이 찾아왔을 때 머리를 감는 중이라고 하면서 만나주지 않았다. 그러자 두수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머리를 감으려고 머리를 숙이다 보면 마음도 뒤집어지는 모양이군, 마음이 뒤집어지니 생각도 바뀔 테지. 그러니 문공이 나를 만날 리가 없지.“

이 말을 전해들은 문공은 그를 다시 불러 만났다고 한다. 찾아온 손님을 문전에서 쫓아내지 않도록 집사람들을 잘 가르쳐야 할 것이다.

「일목삼악, 일반삼토. 한 번 머리를 감는 도중에 세 번 이나 젖은 머리채를 붙들고 손님을 맞고, 한 끼의 밥을 먹는 도중에 세 번이나 입안의 밥을 뱉어내고 사람을 만났다는 말도 주공의 고사에서 유래되었다.」

토포악발이란 고사성어도 여기에서 생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