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6년경에 만들어진 책으로, 정절을 지키는 여자와 요사스러운 여자, 악한 여자 등 중국 고대의 여성들에 관한 일화를 담고 있는 열녀전의 한편을 소개한다.

편자인 유향劉向은 한나라 선제부터 원제와 성제까지 3대에 걸쳐 궁정에서 전해 내려오는 문헌을 교정하는 일을 했다. 「열녀전」에 등장하는 여자는 전설 속 요임금의 딸을 시작으로 한나라에 이르기까지 모의母儀, 현명賢明, 인지仁智, 정순貞順 등의 덕목으로 분류되어 있다.「열녀전」의 전체적인 관점은 유가적인 색채가 강하지만, 그 중에는 노장적인 인물도 있다.

「노래자의 아내」

초나라의 현자 노래자는 세상을 피해 몽산 남쪽에서 농사를 짓고 살았다. 초나라 왕이 스스로 노래자의 누옥을 찾아가 의논 상대가 되어달라고 청했다. “나는 재능도 없고 의논 상대도 없다오. 선생께서 나를 좀 도와주시오.” “저 같은 촌놈이 어찌 정치를 알 수 있겠습니까?” 노래자는 여러 차례 거절하다가 왕의 간청에 못 이겨 할 수 없이 왕의 의논 상대가 되어주기로 했다. 왕이 돌아간 뒤 노래자의 아내가 들판에서 돌아왔다.

“수레바퀴 자국이 보이는데 무슨 일이 있었나요?” “초나라 왕이 왔다 갔소. 나더러 정치를 좀 도와달라고 그러더군요.” “그래서 승낙하셨습니까?” “그렇게 됐소.”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술이나 고기를 주는 사람은 때에 따라 채찍도 주고 관록이나 봉록을 주는 사람은 때에 따라 벌도 준다고, 지금 당신은 남의 술과 고기를 먹고, 남에게 관록을 받다가 마침내 남의 손에 꽁꽁 묶이고 말 것입니다. 그런 재난을 당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노래자 부부는 그 땅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