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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학박사 김성중
A(51)씨는 최근 ‘새 정부 출범 관련 대출 안내’라는 제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았습니다. 한 은행이 저금리로 정부 자금을 빌려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A씨가 문자메시지에 있는 안내 번호로 전화를 걸자 상대방은 자신을 B은행원으로 소개한 뒤 “타행(KB국민은행)에 만들어놓은 마이너스 통장 때문에 대출이 어렵다”며 “마통 한도만큼 현금으로 인출하여 놓으면 은행 담당자가 받으러 가겠다”고 했습니다. 마이너스 통장을 개설만 해놓고 쓰지 않았던 A씨는 별 의심 없이 KB국민은행 지점에서 마통 한도인 7200만원만큼 현금을 인출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수상하게 여긴 은행 직원의 조언으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피할 수 있었습니다. 은행들은 “절대로 은행에서 먼저 대출 권유 문자를 보내지 않는다”며 “정부를 사칭한 금융 지원이나 대출 안내 문자메시지는 전부 사기”라고 말합니다. 지난해 보이스피싱 중 이러한 ‘대출 빙자형’이 1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올해는 정부의 금융 지원 홍수 속에서 문자 내용도 ‘소상공인 이자 감면’ ‘저금리 대환 대출’처럼 정책과 관련 있는 것처럼 꾸미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금융감독원의 지난 3년간 보이스피싱 피해자 13만5,000명 분석 자료에 의하면 50대인 장년층의 피해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0대 남성들은 대출사기 빙자 보이스피싱, 그리고 50대 여성들은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에 가장 많이 당했습니다. 지난해 불법사금융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상담 건수는 14만3907건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전년(12만8538건) 대비 12.0%나 늘었는데, 이중 피해 신고·상담이 7만371건, 보이스피싱 관련 신고·상담이 6만453건이었습니다. 특히 문자메시지나 카카오톡 메시지로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하는 메신저피싱 사례가 많았습니다. 이를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첫째, 보이스피싱 등 금융범죄 피해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는 개인정보 등 정보 노출을 최대한 삼가야 합니다. 자신과 관계없는 문자나 전화는 절대적으로 무시하는 ‘무대응의 원칙’도 한 방법입니다. 대출시 선입금 요구는 100% 사기입니다. 생소한 금융 이체요구 등으로 의심이 들 때는 주변 사람과 이야기할 필요가 있습니다. 낯선 전화가 오면 우선 의심하고 일단 전화를 끊고 해당 기관에 확인하여야 합니다. 피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경찰에 신고하고 은행에 알려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및 피해금 환급 신청을 하여야 합니다. 둘째, 신종 수법 ‘카드 허위 결제 문자’가 오는 경우에는 문자메세지에 안내된 전화번호로 문의하지 말고, 소지한 신용·체크카드 뒷면에 안내된 전화번호로 문의해봐야 합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앱을 휴대폰에 설치하라는 문자나 이메일이 오는 경우는 바로 삭제해야 합니다. 어느 경우에도 계좌 비밀번호·보안카드·OTP 번호를 알려주거나 입력하는 것은 자살행위입니다. 최근 코로나 방역지원금 등 정부에서 각종 지원을 해주는 경우가 많아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에서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여 방역지원금 혜택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유도하는 방법도 신종으로 사용되고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셋째, 얼떨결에 보이스피싱 행동책이 되지 않도록 주의도 해야 합니다. 주로 해외에서 본부를 운영하는 주범이 잡히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뉴스에서 체포됐다는 보이스피싱 범인들의 99%는 대부분 피해자로부터 돈을 받아서 송금하거나, 피해자가 송금한 돈을 인출하여 전달하는 소위 송금, 인출, 전달책들입니다. 이들은 주로 ‘아르바이트’ 광고를 보고 일을 시작했으며, 주범에게 무슨 일이냐고 물으면 비자금 처리, 자금세탁, 세금 절약, 해외 송금, 도박자금 등으로 둘러대어 방심했다고 합니다. 이런 일에 개입되면 처벌을 면하기가 어렵습니다. ATM기 등에서 수상한 행동을 보이는 사람이 보이스피싱 피해자이거나 수금책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심이 가는 사람에 대해 적극적으로 신고하면 누군가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보이스피싱 등 우리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기범죄는 누구나 평상시 주위에 조그마한 관심을 가진다면 나와 가족, 이웃의 피해를 예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