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자晏子가 말했다.

“훌륭하다. 옛날에 있던 죽음이여, 어진 사람은 휴식을 취하고 어질지 못한 사람은 굴복을 한다. 죽음이란 것은 덕德이 귀착하는 곳이다. 옛날에는 죽은 사람을 돌아간 사람이라 말했다. 죽은 사람을 돌아간 사람이라고 말한다면 곧 산 사람은 길을 가는 사람이 된다. 길을 가면서 돌아갈 줄 모른다면 그는 집을 잃은 자라 할 것이다. 한 사람이 집을 잃으면 온 세상이 그를 비난하지만 온 천하가 집을 잃으면 비난할 줄을 모른다. 어떤 사람이 고향을 떠나 집안사람들을 버리고 집안일을 내던지고 사방으로 유람하면서 돌아가지 않는 자가 있다면 어떤 사람이라 하겠는가? 세상에서는 반드시 그를 두고 방랑한 사람이라고 말할 것이다. 또 어떤 사람이 육체적인 삶을 중히 여기고 교묘한 능력을 뽐내며 명예를 닦아 세상에 과장된 자랑을 하면서도 그칠 줄을 모르는 자가 있다면 어떤 사람이라 하겠는가? 세상에서는 반드시 그를 지혜와 꾀가 있는 사람이라 여길 것이다. 이 두 사람은 모두가 그릇된 자들이다. 그러나 세상에서는 한쪽 편을 들어주면서도 다른 한쪽 편은 들어주지 않는다. 오직 성인聖人만이 편들어 줄 것을 알고 버릴 것도 안다.”

《인생이란 여행을 하다가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것과 같다. 삶은 여행이요 죽음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죽는 것을 「돌아간다」고 말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이러한 진리를 모른다. 사람들은 삶에 집착하여 교묘히 세상의 명리名利를 추구하는 사람을 가리켜 지혜롭고 꾀많은 사람이라 말한다. 이것은 죽음과 삶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만사에 통달한 성인만이 올바른 생활 태도에 대하여 평가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안자 : 《안자춘추晏子春秋》를 지은 춘추시대 제齊나라의 대부인 안영의 이름.

『열자』 <천서天瑞> 편의 말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