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익산시민 유 성 무 2년 전쯤에 교육방송 EBS에서 특별한 품격을 보여준 2명의 리더를 소개했다. 그들은 프란시스코 교황과 소세 무히카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었다. 닮은 듯 닮지 않은 2명의 걸출한 리더를 통해서 왜 그들이 특별한 리더인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2억 카톨릭 교단의 수장이다. 실로 지고무상한 권위를 갖고 있는 글로벌 리더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는 2천년 카톨릭 교회 역사에서도 파격적인 교황으로 평가된다. 그는 교황 즉위 전부터 사회정의 실현에 앞장서고 소외받는 사람을 받드는 것이 교회의 사명임을 역설했다. 교황 즉위 후 그의 행보는 거침이 없었다. 교회 밖으로 나와서 국가, 종교, 인종, 성별, 빈부를 초월한 소통에 나섰다. 보편적 선(善)과 사회정의 실현을 위해 교회가 세상과 공감할 것을 강조했다. 사제들에게는 교회 밖으로 나가서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신의 말씀을 실천하라고 했다. 신도들에게는 정의롭고 인간다운 세상을 만드는데 질적으로 기여할 것을 호소했다. 그리고 자신부터 교회의 사명 실천을 위해 헌신했다. 온 국민이 세월호 참사로 비탄에 빠져있던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이 팔순을 앞둔 노구를 이끌고 우리나라를 찾았다. 불과 5일 동안의 짧은 기간 동안 그는 우리에게 참된 리더의 자세를 통해서 큰 위로를 줬다. 단식 중인 유민 아빠가 건넨 편지를 고이 간직하면서 손을 맞잡은 그의 애잔한 눈길에 우리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청년들에게는 용기와 희망을 갖고 폭력과 편견을 거부할 것을 강조했다. 위안부 할머니, 해고노동자, 새터민 등 소외받는 사람들과 함께 한 미사에서는 더불어 사는 사회 실현과 순교의 의미를 대비시켰다. 물신주의에서 벗어나서 가난한 사람들의 울부짖음에 귀 기울일 것을 호소했다. 낮은 자세로 세상과 소통함으로써 사람 속에서 신을 찾고 신의 뜻을 구현하려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진정한 리더다. 얼마 전 무려 60%가 넘는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퇴임한 호세 무이카 우루과이 전 대통령은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이라고 평가된다. 취임 후 대통령궁을 노숙자들에게 내준 후 초라한 집에서 출퇴근하고, 월급의 90%를 기부하며, 30년이 다 되가는 고물 소형차를 손수 운전하고, 도로에서 차를 기다리는 사람을 만나면 자신의 차에 태워주는 대통령. 자신이 재배한 농산물을 시장에 내다 팔면서 사람들과 함께 호흡하고, 얼굴을 다치면서도 태풍 피해를 입은 이웃 주민들의 집을 같이 수리하는 대통령. 하지만 그는 자신이 결코 가난하지 않다고 강조한다. 다만 불필요한 것을 소유하지 않는 선택을 했을 뿐이고, 그 결과 자신의 삶에 더 충실할 수 있었다고! 무이카 대통령은 투사였다. 독재에 맞서 게릴라 활동을 하면서 14년 동안 옥에 갇혔으며, 무려 6번의 총상을 입었던 그의 일생은 파란만장했다. 가장 성공적으로 좌파정권을 이끌었다는 그의 정치철학은 단순했다. “가난하고 억압받는 사람들을 돕자. 기회가 균등한 나라를 만들자.” 그의 정치철학은 단순했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책은 치밀했고 과감했다. 그의 재임기간 동안 우루과이의 정치시스템은 한결 투명해졌고, 경제성장과 복지향상이 이뤄졌다. 그는 사회가 없는 자를 돕는 것을 비용이 아니라 미래를 담보하는 건전한 투자로 인식했다. 국민 모두가 그를 지지한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소한 그가 사리사욕이나 당리당략을 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인정했다. 또한 그의 정책이 공정한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장기적 안목에서 나온 것이라고 평가했다. 무이카는 ‘청빈한 자세로 국민에게 다가가는 리더십’을 일관되게 펼침으로써 그의 전기(傳記) 제목처럼 ‘조용한 혁명’을 이뤄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무이카 대통령의 리더십이 완전하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의 특별한 품격을 갖춘 리더십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첫째, 더불어 사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라는 지향점의 명확성, 둘째, 지위가 주는 권위를 버리고 청빈과 헌신으로 솔선수범하는 자세. 셋째, 단호한 실천의지. 그 중심에는 구성원과 리더를 굳건하게 이어주는 탁월한 소통능력이 있다고 생각된다. 리더라면 마땅히 해야 하지만 대부분이 실천하지 않는 덕목을 철저하게 실천했기 때문에 특별하다고 평가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전 분야에서 이념간, 세대간, 계층간, 지역간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갈등의 수준이 위험수위에 달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그 어느 때보다 이해를 조정하고 화합을 통해서 ‘살아갈만한 사회’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특별한 품격이 있는 리더십이 절실하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무이카 대통령을 통해서 현재 우리사회를 끌어가는 리더십의 현주소를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졌으면 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