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시대 제나라에 내란이 일어났다. 그래서 공자 규는 노나라로 피난가고, 공자 소백은 여나라로 피난갔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제나라 사람들이 임금을 살해했다.

이 소식을 들은 공자 규와 소백은 서로 임금의 자리를 차지하려고 급히 제나라로 돌아오고 있었다. 그런데 도중에 그들 둘이 탄 수레가 마주치게 되었다. 그때에 포숙아는 공자 소백의 수레를 몰고 있었고, 관중은 규의 수레를 이끌고 있었다.

이때 관중이 소백을 향해 활을 쏘았는데 허리띠에 붙은 고리에 화살이 맞았고 소백이 수레 위에 엎어졌다. 관중은 소백이 죽었다고 생각하고 공자 규에게 말했다. “공자님 소백은 이미 죽었으니 이제는 안심하십시오.” 그런데 포숙아는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더하여 수레를 급히 몰아 제나라로 달려갔다.

소백은 화살을 맞았지만 죽지는 않았다. 포숙아가 시키는대로 죽은 척하고 수레 안에 엎어져 있었다.이렇게 되어 공자 소백은 공자 규보다 먼저 제나라로 돌아와서 임금의 자리에 올랐다. 그가 바로 춘추시대 오패(五覇)중의 하나인 제환공이다.

큰 일을 하는 사람들은 일순간의 성패를 다투는 것이 아니라 천추(千秋)의 득실을 고려하는 법이다. 하지만 어떤 때는 일순간의 성패가 천추의 성패를 결정할 때도 있다.

 우매한 사람들은 한시적인 시련도 견뎌내지 못한다. 그러니 천추의 성패를 어떻게 논할 수 있겠는가. 그러기에 격변은 오히려 그들의 지혜를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다 주기도 한다. 세상 만사는 그냥 격변하고 있다.

그러기에 인간은 언제나 새로운 방법을 민첩하게 찾아서 거기에 대처해야한다. 그래서 지혜는 있지만 민첩하지 못한 사람도 있을 수 없으며, 민첩하지만 지혜 없는 사람도 있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