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고전 한비자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말을 잘 부리던 왕양(王良)은 말을 매우 사랑했고, 월왕 구천은 사람을 썩 아꼈다. 왕양은 잘 달리는 말을 구하는 것이 목적이었고, 구천은 싸움 잘하는 장수를 얻는 것이 목적이었다. 의사가 사람의 상처를 손 봐주는 일이 무슨 알뜰한 정이 있어서 그러는 것은 아니다. 상처를 봐주면 치료비를 받기 때문이다.

“가마를 만드는 사람은 사람들이 모두 돈 있고 귀하게 되기를 바라고, 관을 만드는 목수는 사람들이 많이 죽기를 기다린다”고도 한다.

그렇다고 가마를 만드는 사람은 마음이 착하고 관을 만드는 사람은 마음이 악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 가마를 만드는 사람은 사람들이 잘 살고 귀하게 되어야 좋은 가마를 팔 수가 있고, 관을 만드는 이는 사람이 죽어야 관을 팔게 되기 때문인 것이다.

“왕비자 태자는 임금이 죽기를 바란다. 그것은 임금이 죽어야 자기네의 세력이 커지기 때문이며, 정으로는 결코 임금을 미워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그러기 때문에 임금은 자기가 죽음으로 해서 이익이 있을 사람들에 대하여 늘 마음을 쓰지 않으면 안된다. 자기가 미워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누구나 경계를 게을리 하지 않지만,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도리어 자기에게 화를 미치게 한다는 것을 미쳐 깨닫지 못하는 수가 많다. 임금은 늘 이 점을 마음에서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비자는 “관을 만드는 목수는 사람이 많이 죽기를 기다린다”고 했고 <한서>에서는 “관을 파는 장수는 전염병이 돌기를 기다린다.”고 했다.

<맹자>에도 이런 말이 있다. “활을 만드는 사람이 갑옷 만드는 사람보다 어질지 않다고 어찌 말할 수 있으랴.”

활을 만드는 이는 사람이 상하지 않을까 염려하고 갑옷을 만드는 이는 사람이 상할까 걱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