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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차산업

‘화이부동(和而不同)’ 남과 사이좋게 지내기는 하나 무턱대고 어울리지는 아니한다

지역이 낙후되고 과소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부터 지역균형발전정책을 추진하면서 신활력 사업을 비롯해 크고 작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사업이 추진되었다. 공공기관의 이전이 대표적인 사업으로, 세종시를 비롯해 광역 지자체에 공공기관이 이전할 혁신도시가 들어오고 있다.

이런 국가적인 아젠다를 제외하고도 지역자원을 이용한 활성화사업도 추진되었다. 예를 들면 각종 클러스터사업, 향토자원을 이용해 산업화를 추진하는 향토산업, 농촌권역을 발전시키기 위한 농촌마을종합개발사업, 공공디자인 사업 등은 명칭은 달리했지만 지역의 부존자원, 향토자원을 이용해 지역 활력화와 지속가능한 융복합화를 추구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시 말해 지역 내에 존재하는 문화자원, 역사자원, 농업자원, 생태자원 등 지역과 농촌에 있는 향토자원을 산업화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경제적 접근, 농촌다움을 지속가능하게 하는 그린투어리즘과 같은 생태환경적접근, 산업간 연계를 통한 융복합화 전략 및 6차산업적 접근, 지역에 존재하는 인적역량을 강화하는 공동체성을 복원하는 인문학적 접근 등 다양한 접근이 시도되었다. 한마디로 종합하면 지역의 자원을 연계하고 융복합화함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하는 노력이었다. 이런 노력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으로 지속되고 있는데 슬로시티,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노력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산업간 연계, 사람간 협력, 자원의 지속가능한 활용, 융복합화라는 측면에서 6차산업이라고 할 수 있다.

6차산업은 지역내 존재하는 1차 산업인 농림축수산업과 2차 산업인 가공제조, 3차 산업인 서비스업의 효과적인 결합 즉 융복합화를 통한 효과의 창출과 공유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1,2,3차 산업이 결합되어 시너지 효과를 내고 그 성과가 지역과 지역민 모든 참여자들에게 향유되는 산업을 의미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1,2,3차의 결합이 아니라 주체간 협력을 통해 1차x2차x3차=6차라는 공식이 성립되어야 한다. 만약 어느 한 분야 또는 한 주체가 소극적이거나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하지 못할 때 공식은 성립하지 않고 실패하게 된다. 예를 들면 0차x1차x3차=0차 산업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시너지를 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퇴보하거나 불신과 갈등의 골만 깊어져 6차 산업을 추구하지 않은 것만 못한 결과가 나오고 만다. 그래서 생산, 가공제조, 서비스분야가 상호협력을 긴밀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농촌관광을 예로 들면 이렇다. 농촌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원 즉, 문화유산, 생태환경자원, 역사자원, 농업·농촌자원, 인적자원, 산업자원 등 향토자원을 효과적으로 연계해 도시민이 찾아오고, 농촌다움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적인 상상력과 창조적 사고가 필요하고, 도시민을 위한 농촌다운 편익시설이 있어야 한다. 하드웨어는 충실한데 운영하는 주체역량 즉 인적역량이 부족해 실패하는 사례도 많고, 반대로 인적역량은 뒷받침 되는데 기반시설이 워낙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사례도 있다.

6차산업 모델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결국 몇 가지 과제가 있다.

첫째, 주체간 협력이다. 지역내 존재하는 인적역량이 효과적으로 결집되어 각각 지니고 있는 역량이 총체적으로 엮여야 한다. 이럴 때 지역주민, 참여주체의 창조성과 상상력이 사업성공을 위한 아이디어와 마인드로 정립되게 된다. 둘째, 자원의 효과적인 연계다. 각각의 자원이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도시민이 찾는 농촌관광을 위해서는 자원의 지속가능성, 도시민의 만족도 제고를 위한 정교하고 체계적인 작업과 프로그램이 진행되어야 한다. 한마디로 지역내 존재하는 모든 잠재자원을 체험관광과 연계시켜 도시민이 농촌다움을 만끽하는 농촌관광이 되도록 해야 한다.

셋째,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한다. 6차 산업은 기본적으로 주체간 협력에 기반한 산업화를 추구하기 때문에 수익이 있어야 하고, 지속가능해야 한다. 동시에 농촌공동체성의 회복, 도시민의 휴양공간 제공, 지역민의 삶의 질 향상이라는 가치지향을 추구해야 한다. 돈만 버는 사업이 아니고, 돈도 벌고 도시민과 지역민의 삶의 질을 동시에 향상시켜야 하는 사업이어야 한다. 따라서 성공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 녹녹하지는 않다. 그만큼 서로를 이해하려는 주체간 열린 자세가 중요하다.

6차 산업은 농촌관광 뿐 아니라 다양한 산업분야에도 적용될 수 있는 모델이다. 현재 중요한 것은 농촌관광, 농촌향토자원, 마을만들기 등의 영역에서 추진되는 6차 산업화가 성공해야 한다. 이런 작업이 실패하면 주체간 협력, 산업간 협력, 도시와 농촌의 협력 모델이 성공하기는 어렵다. 농촌관광을 비롯해 앞장서 적용되는 6차 산업 모델들이 성공하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때다.

농촌의 관광자원시설을 우선 이용하는 노력이 시너지를 창출하고, 성공적인 6차산업 모델을 만드는 가장 쉬운 지름길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함께 잘 사는 방법이라는 점을 망각하면 배는 산으로 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