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 수의대의 익산 이전이 가시화되고 있다. 전북대와 익산대의 통합조건으로 제시된 수의대 이전 약속이 교수진들의 결단으로 물꼬를 텄다.

또한 익산 시민과의 약속이었기 때문에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전북대의 결단도 교수진과 연구실, 실습실의 우선 이전을 본격화하게 만들었다.

전북대와 익산대 통합 당시, 수의대 이전을 신속하게 추진해 2013년부터는 익산캠퍼스에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학생들의 반발 등으로 인해 이전 작업이 늦춰졌다. 학생들 입장에서 보면 캠퍼스를 옮기는 불편이 크기 때문에 당연히 반대를 했을 법하다.

다행히 교수진들은 익산 이전에 따른 여러 가지 불편함이 있어도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연구 여건의 강화라는 가능성을 보고 결단을 했다고 본다. 또한 약속은 지켜야 한다는 부담도 작용했으리라고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경우 원거리 통학은 물론 경제적 부담도 가중되기 때문에 기숙사를 비롯해 학습여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이전에 반대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기숙사의 확보 없이는 이전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학생들의 주장은 충분한 근거와 타당성이 있다.

따라서 기숙사를 비롯한 학생들의 학습여건을 마련하는 일이 우선적으로 중요하다. 기숙사 신축 예산이 3억원 밖에 확보되지 않은 상태지만 BTL사업을 비롯해 여러 가지 재원 확보방안 마련을 통해 신속하게 학생들의 요구조건을 수용하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전북대 수의대 구성원들이 역량을 결집해 익산을 수의학의 메카로 만드는 노력을 진행해야 한다.

수의대의 역할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제적으로 구제역, 광우병 등의 가축질병이 확산되고 있고 AI를 비롯해 인수공통 전염병에 대한 우려도 해마다 심화되고 있다. 동물복지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도 높아지고 있고 기초연구, 응용연구, 개발연구까지 수의학 분야에서 할 일은 태산처럼 쌓여 있다.

이런 환경이기 때문에 전북대 수의대의 익산 이전을 계기로 수의 생명분야에 관한 한 최고의 거점으로 육성해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

따라서 전북대 수의대는 물론 농생명 관련 단과대를 통째로 익산 캠퍼스에 자리 잡도록 하는 것도 검토해야 한다. 기존에 환경생명자원대학이 익산캠퍼스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농생명 관련 단과대인 농업생명과학대도 익산캠퍼스로 이전해 수의, 생명, 식품을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렇게 되면 수의, 축산, 일반 농업, 원예, 식품, 임업, 환경 등 농생명 관련 학과가 집적되어 연구, 교육의 시너지가 극대화 될 수 있다.

특히 익산시가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농생명 관련 역량이 클러스터의 중심축에 자리 잡고 성장 동력과 R&D 기능의 중추로 기능할 수 있어 국가식품클러스터 성공에도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현재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전망이 밝은 것은 아니다. 이대로 가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사실 익산시는 대규모 국책사업에 해당되는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을 제외하고는 클러스터 추진 경험이 전무한 것이 현실이다.

미니클러스터라고 할 수 있는 서동마향토산업도 행정협조가 약한데다 사업이해도가 낮은 의원의 터무니없는 발목잡기로 좌초되어 사업마무리에 급급했던 것이 현실이다.

고구마 향토산업 예산은 국비사업임에도 아예 예산조차 편성되지 못했고 지역식품선도클러스터 사업은 준비도 안된 상태로 신청하는 등 성공의 경험이 없다. 작지만 의미 있는 클러스터 성격의 사업들을 충실히 진행하며 성공 경험을 축적하고, 이런 경험들이 국가식품클러스터 사업과 연계되어야 함에도 전혀 그렇지 못한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렇게 해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다.

전북대 수의대가 이전하고 전주캠퍼스에 있는 농업생명과학대까지 일괄 이전해 수의, 농식품, 생명 분야의 연구역량이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성공시키는 밑거름으로 자리 잡도록 하는 일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아무튼 내부 구성원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수의대 익산 이전의 가시적 행보를 전개한 전북대의 약속 이행 노력을 존중한다. 앞으로 수의생명 분야의 발전을 위해 치열하게 연구개발에 매진해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길 당부한다.

일취월장하는 전북대가 익산에서 그 역량을 더욱 활짝 펼쳐 익산 발전은 물론 수의, 농식품, 생명 분야의 발전을 선도하고, 미래를 개척하길 시민들은 염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