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의 아버지를 닮지 않았다는 말, 매우 어리석다는 뜻으로 자식이 부모에게 자신을 낮추어 부르는 말.」

요임금의 아들 단주丹朱가 어리석었던 것처럼 순의 아들도 어리석었다. 순이 요임금을 도운 것과 우가 순임금을 도운 것은 해를 거듭한 것이 많아서 백성들에게 혜택을 베푼 것이 오래되었고, 계啓는 착해서 공경스럽게 우왕의 도를 계승할 수 있었으며, 익益이 우왕을 도운 것은 해수가 적어서 백성들에게 혜택을 베푼 것이 길지 않았다. 순과 우와 익 사이에 시간적 거리의 길고 짧은 것과 그 자식들의 불초함은 모두 하늘의 뜻이요, 사람의 힘으로 할 바가 아니다. 특별히 하는 것이 없지만 절로 되는 것은 하늘이요, 사람의 힘으로 달성하려 하지 않아도 이루어지는 것은 천명이다.

요임금은 아들 단주가 불초해서 천하를 이어받기에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제위를 순에게 넘겨주기로 했다. 순에게 제위를 넘겨주는 것은 천하의 모든 사람이 이익을 얻고 단주만 손해를 보지만, 단주에게 제위를 넘겨주면 천하의 모든 사람들이 손해를 보고 단주만 이익을 얻는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요가 중어하고 삼년상을 마쳤을 때, 순은 요임금의 뜻에 따라 천자의 자리에 오를 수 없었다. 그래서 단주에게 천하를 양보하고 자신은 남하南河의 남쪽으로 피했지만, 제후들의 봄과 가을에 천자를 알현하는 조근朝覲때마다 단주에게로 가지 않고 순에게 왔으며, 소송을 거는 사람들도 단주가 아니라 순에게 해결해 달라고 왔으며, 송덕을 구하는 자들은 단주가 아닌 순의 공덕을 구하였다. 이에 순은 이렇게 말했다.

“하늘의 뜻이로다.”

그리고 도성으로 가서 천자의 자리에 올랐다.

맹자는 천지만물의 삶의 원동력이 하늘이며 이 세상을 이끌어 가는 원동력이 하늘이라는 뜻이라고 하였다. 사람은 근본적으로 스스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늘에 의하여 살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