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인 저문 바다 멀어지는 한 척 배
수평에 피어오른 뭉게구름 비껴두고
오늘도 황금빛 유혹
까치놀이 길을 연다.

썰물 진 포구에 스스로 정박 당한 채
한때의 푸른 꿈이 풀죽은 낡은 뱃전
생생한 그 뼛속의 날
소금쩍으로 돋아있다.

떴다 잠긴 묵은 꿈에 아직도 설레는 걸까
물길 힘차게 가르던 바다는 그대론데
잡힐 듯 삼삼한 날들
몇 미터 앞의 물거품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