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필 희망연대 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참 안타깝다. 요즘 익산시 행정 돌아가는 것을 보면 안타깝고 한심하다. 2015년 익산시 예산편성과 관련하여 이래저래 말이 많다. 원래 예산편성이라는 것이 요구는 많고 재원은 한정되어있기에 여러 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지만 올해는 유독 심하다. ‘익산시 재정악화’라는 단정적인 한두 마디에 그동안 지원됐던 예산이 전액 삭감되는 일이 여기저기에서 발생되고 있다. 희망연대도 예외가 아니다.

그동안 익산시 본예산에서 편성되었던 익산시민창조스쿨예산이 전액 삭감 되었고 사회단체보조금 사업으로 지원되었던 공동체시민아카데미 예산이 전액 날아갔다. 백번 양보하여 익산재정이 어렵고 절약해야 하니까 성과가 부족하고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던 낭비성 예산을 줄이겠다는 의지에서 이루어진 일이라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 그러나 익산시민창조스쿨이나 공동체시민아카데미는 희망연대의 대표사업으로 가장 잘 되는 민간단체사업 중 하나로 평가되어 왔던 사업이다.

단적으로 익산시민창조스쿨은 해마다 다른 지역에서 배우겠다고 견학을 요청해 오고 있으며 재작년에는 수원에서, 올해는 전주시의원들이 직접 희망연대를 방문하여 견학하기도 하였다. 주관부서인 기획예산과에서도 매우 잘되고 있는 진정한 민관협력 모범사례라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특히, 올해는 전북도에서 시행하는 민관협력 우수사례에 공모하여 21개 팀 중 6개 팀에 선정되어 상을 받았다. 참으로 우스운 것이 시 자체에서 모범사례로 제출하여 상까지 받은 사업이 정당한 이유 없이 전액 삭감된 것이다.

시민창조스쿨은 지역의 문제를 지역 주민 스스로가 나서서 해결하고 모색해 보는 사업으로 박원순 서울시장의 마을공동체사업이나 여러 시도의 마을 만들기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그동안 다른 시도는 시도가 앞장서서 해왔는데, 익산은 익산시가 하지 않아서 시민단체인 희망연대가 대신해 온 것이다. 그래서 희망연대는 2년 전부터 민간단체가 아닌 시가 앞장서서 마을공동체사업을 할 것을 주장했고 이를 위한 마을공동체지원센터을 만들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런데. 이런 중간지원조직건설에 대한 말은 일언반구도 없고 오히려 예산을 전액 삭감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희망연대는 이 일 말고도 사업이 많아 창조스쿨 안 할 수도 있다.(실제로 일이 너무 많아 사회창안대회를 못하고 있다) 오히려 관에서 해야 할 일을 민간단체에서 적은 예산으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흐름이면 마을공동체센터건립은 물 건너가는 것이 아닌가 해서이다.

공동체시민아카데미는 가을이면 좋은 유명 인사를 모셔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 시민강좌이다. 이 사업은 사회단체보조금사업이기에 공모를 하여 선정되면 지원을 받게 되는데, 공모에서 떨어진 이유를 알 수 없다. 해마다 1000여명이 넘는 시민들이 함께 하는 사업으로 시민교육사업 중 가장 모범적인 사업으로 알려진 행사이다. 그래도 이 사업은 지원받은 액수가 크지 않기에 규모를 축소하더라도 희망연대 자체예산으로 내년에도 해 볼 생각이지만 진정 정확한 평가를 통해 예산편성이 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고 안타깝다.

재정악화로 낭비성 예산을 줄여가겠다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만약 그렇다면 정확한 기준과 근거를 가지고 평가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 어려울수록 원칙을 지켜가는 것이 원칙이다. 그래야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 주위에서는 이번 익산시 예산편성에 대해 이런저런 유언비어나 소문이 많다. 전대(前代) 시장의 업적 지우기라는 것이 일반적인 소문이다. 길들이기라는 것이 일반적인 소문이다.(희망연대가 이한수 전 시장 편이고 박 시장에 대해 반대급부에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 이런 식으로 행정이 이루어진다면 참으로 익산시민은 불행하기 때문이다.

사실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진 면이 있다. 박 시장이 취임했을 때 익산시의 재정에 대해 처음부터 시민단체도 참여하고 전문가, 의원, 시민도 참여해서 솔직하게 논의하고 고민해 볼 수 있는 장이 있었다면 정말 좋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과정이 없었다. 결국 일방적인 내리먹임만이 존재하게 되었으며 이제는 협박이 되어 돌아오고 있다. 상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고 서로 노력해야 할 부분을 점검하고 원칙을 세우는 공감의 과정이 생략되고 있는 모습이 누구를 닮아가는 것 같아 아쉽다. 소통의 부재! 심각한 문제이다.

* 이 글을 쓰기 며칠 전에 기획예산과로부터 창조스쿨에 대한 반액 수정예산이 편성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기획예산과가 노력한 흔적이라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그러나 솔직히 잘 모르겠다. 반액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다른 것을 찾아봐야 할지도 모른다. 이번의 소동이 모범적인 마을공동체사업이 익산에서 없어지는 계기가 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