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필 희망연대 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박경철 익산시장이 취임 한지도 어느 덧 100일이 지났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게 느껴질 수 있는 시간이다. 그런데, 이 기간 정가에서는 참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대부분이 진위를 알 수 없는 낭설이거나 유언비어이지만 시정에 있어서 여러 가지 난맥상을 보이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생각나는 것을 몇 가지 나열해 보아도 이는 금방 알 수 있다. 수돗물 상수원 변경 문제, 익산시 9개 부서 함열이전 문제, 시장·관계공무원 시정질의 거부 문제, 행사시 의원축사 생략문제, 모현동 우남아파트 대피명령문제, 박경철 시장 측근 납품압력문제, 그리고 박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기소 등…….

물론, 일들이 많이 발생했다고 해서 문제가 많고 잘못하고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실제로 그 내막을 들어보면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100일 사이에 이런 많은 문제들이 쏟아져 나온다는 것은 무엇인가 잘 못 풀고 있는 지점이 상존한다는 증거임에는 틀림없다.

무엇이 문제일까? 시민단체 활동을 하면서 여러 시장들을 보았는데, 박 시장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소통부족이다. 충분히 소통하면 이해될 수 있고 납득될 수 있는 문제도 많은데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타협 자체를 거부하는 모습이 많이 보인다. 다행히 요즘 이야기로는 이런 점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말들이 들리긴 하다. 참 다행이다.

소통은 현대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고 좋은 성품을 가진 사람이라 하더라도 소통이 부족하게 되면 오해를 낳게 되고 상황을 어렵게 만든다. 한 시(市)의 시장이 소통이 부족하게 되면 그 피해는 모두 시민에게 돌아간다. 박 시장이 11전 12기의 외로운 과정을 통해 시장이 되었기에, 주위에 세력도 없고 정당도 없어서 모두가 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고 실제로 주위에서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는 방법은 상대를 적으로 삼아 상대를 무찌르는 것이 아니다. 이는 정치꾼들이나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게 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간다. 고집으로 정치를, 시정을 펼쳐서는 안 된다. 시민을 자기편으로 하는 명분과 원칙으로써 상대해야 한다.

기존 정치권이나 세력들도 박 시장을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 소문에 의하면 박 시장의 기소만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잘못이 있으면 당연히 정정당당히 법의 심판을 받아야겠지만 “서로 협력해야지” 하는 말에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 더 기다려 보자”라는 식의 대답이 나와서는 안 된다. 어리석은 태도이다. 그 시간동안 결국 힘든 사람은 시민이다는 사실을 왜 모르는가?

지금이라도 박 시장은 앞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점검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위 여러 사람들에게 협조와 도움을 청해야 한다. 이 작업이 올 연말과 내년 초 사이에 이루어져야 한다. 무엇을 하고자 하고 무엇을 도와주었으면 하는 지 그리고 무얼 하기를 바라는 지를 소통하고 토론하고 나누어야 한다. 그리고 정치권도 대승적 자세로 서로의 역할 분담을 하여야 한다. 국회의원들이 먼 산만 바라보고 있으면 안 된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래야 익산시가 산다. 다른 곳은 새로 민선 6기를 맞아 도약을 하는데 우리는 정체해서 되겠는가?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사실 힘들다. 현재의 시정과 정치를 바라보는 입장차이가 있어 조언자, 비판자로서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하지만 언제까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모순이 자꾸 쌓이면 문제는 드러나게 되어있고 그때는 움직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100일이기에 아직은 지켜보자는 의견이 대다수이긴 하지만 시간이 많지 않다.

소통과 대화가 절실하다. 만나야 무엇을 하든 할 것이 아닌가? 물론, 소통과 대화를 한다는 것을 오해해서는 안 된다. 무조건 아닌 것도 타협하고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하라는 말이 아니다. 서로 나누어 먹기 식으로 하라는 말은 더욱 아니다. 소통과 대화를 한다는 것은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진실과 사실을 함께 찾아보자는 것이다. 자기 것을 주장하기에 앞서 사실이 무엇인지 곰곰이 토론하고 이야기 나누다 보면 앞길은 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익산시가 지금 처해 있는 사실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다. 익산시가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찾아보는 것이다. 그 속에서 자연스럽게 길이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