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쿠안(澤庵 1573-1645)선사는 아즈치모모야마 시대와 에도 시대 초기의 임제종 고승으로 10세 때 출가하여 32세 때 다쿠안이라는 법호를 받았다.

하루는 다쿠안 선사가 기거하는 동해사로 장군 도쿠가와 德川가 찾아왔다. 두 사람은 담소를 하다가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식사 도중 무 절인 것을 먹어보고 도쿠가와가 말했다.

“아, 이것은 천하 일미로군요!”

매일같이 산해진미에만 익숙해진 장군인지라 오히려 담백한 것에서 맛을 느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다쿠안 선사가 웃으며 말했다.

“무로 만든 것인데요” 도쿠가와는 진지하게 물었다. “아니 무를 어떻게 해서 만들었소?” “쌀겨와 소금에 절였을 뿐입니다.”

“아! 참 별미요. 대사께서 처음 만드신 것 같은데 앞으로 이 무를 「다쿠안」이라고 부르기로 합시다. 이렇게 해서 단무지의 이름이 생겨나게 되었다.

또 이런 일도 있었다.

동해사의 다쿠안 선사에게 자주 드나들던 한 젊은이가 한 폭의 족자를 가지고 와서 선사에게 찬讚을 부탁했다. 그 그림은 화려하게 채색된 창녀의 나체와였다. 항상 마른 나뭇가지나 차가운 바위처럼 보이는 다쿠안 선사를 시험해 보려는 속셈이었다.

그 그림을 본 다쿠안 선사가 말했다.

“야, 이거 참 좋다. 좋아. 나도 이런 미인을 두고 살았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말을 마치고 글씨를 써내려갔다.

“자, 이 정도면 될지 모르겠네. 한번 읽어보게.”

젊은이는 다음 글을 읽어 내려가면서 자신도 모르게 옷깃을 여미며 자세를 가다듬었다.

“부처는 진리를 팔고 조사祖師는 부처를 팔고, 말세의 중생들은 조사를 파는데 그대는 5척의몸을 팔아서 일체 중생의 번뇌를 편안케 하는구나.”

이처럼 무엇에도 걸림이 없는 다쿠안 선사께서 개발한 편리한 음식이 단무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