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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역할

김정필 희망연대대표,제일한의원 원장

요즘은 리더의 역할에 대한 생각이 많다. 희망연대의 대표를 맡은지 10년이 넘어가기에 당연히 드는 생각이기도 하지만 나이가 들면 들수록 리더의 중요성이 더 크게 와 닿기에 40중반을 바라보면서 고민하게 되는 것 같다.

과연, 리더의 역할이란 무엇일까? 당연히 대표나 회장과 같은 공식적인 명함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한 조직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위치에 있는 사람, 지도자라면 리더이며 그들의 역할은 시대가 변해도 크게 달라지는 것 같지는 않다. 사회적 여건에 따른 절대성과 상대성의 차이만 있을 뿐이지 그 역할에 있어서의 중요성은 그대로 인 것 같다.

그렇다고 리더가 중요하다고 리더만 잘 만들면 다 된다는 식의 리더만능주의는 앞에서 이야기 한 시대가 만들어 낸 절대성과 상대성을 이해하지 못한 어리석은 생각이다.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는 결코 리더 한 두 사람에 의해 이끌어지지도 않으며 이끌어 질수도 없다. 오히려 그러한 생각은 민주성을 훼손한다.

하지만 시대의 변화를 인정한다면 리더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며 시대가 변해도 나타나는 표현의 차이만 있을 뿐, 그 중요성과 의의는 변하지 않는다.

예나 지금이나 리더의 자리는 다른 사람이 대신하지 못하는 자리이며 또한, 조직이나 단체는 리더에 따라 정말 많이 달라지고 바뀐다. 카리스마가 있는 리더는 리더대로, 무른 리더는 무른 리더대로, 강한 리더는 강한 리더대로, 부드러운 리더는 부드러운 리더대로 리더의 성향에 따라 조직과 단체의 경향이 달라진다.

즉, 리더의 경향과 성향에 의해 조직이나 운영방식이 많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과 단체가 만들어내는 사업 역시 매우 다르게 나타나게 되며 그 사업의 대상 역시 그 영향을 그대로 받을 수밖에 없다. 우리는 보통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이며 훌륭한 리더인가에 대해 생각하고 연구하지만 리더가 과연 어떤 역할을 하는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하지 않으며 리더의 성향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는다.

솔직히 어떤 리더가 좋은 리더이고 바른 리더이며 훌륭한 리더인가에 대해서는 정답이 없다. 역사적으로 보더라도 어떨 때는 강한 리더가, 어떨 때는 부드러운 리더가, 어떨 때는 포용력 있는 리더가, 그 시대와 상황에 따라 다 다르게 요구된다.

그러나 리더라면 꼭 고민해봐야 하는 것이 있다. ‘나의 판단과 성향이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가’이다. 어떤 리더인가에 관계없이 항상 생각해야 하는 덕목이다. 리더의 역할에 대해, 리더의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 봐야 한다.

어떤 분이 리더에 대해 쓴 글이 생각난다. 그 분은 리더에게 가장 궁극적인 행위는 ‘명상’이라고 잘라 말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싶었는데 이제는 알 것 같다. ‘성찰’을 말한 것이다. 앞과 뒤, 좌와 우를 살피는 총체적인 사고를 말한 것이다. 잠깐, 그 분의 말을 더 인용해 보자.

“개별적인 사안에 대한 소소한 판단을 넘어 조직이나 제도가 움직여 나가는 데에 있어서 포괄적으로 상황을 진단하고 총체적인 전망을 다시 그려보며 거기에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가리고 새로운 출로를 암중모색하는 과정에 있어서 리더는 불가피하게 명상에 잠기게 된다. …… 명상은 능동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수동적인 것이다. 명상은 <하는>것이 아니라 <하게 되는>것이기 때문이다. 조직을 책임지고 있다는 그 막중한 책임감 속에서 자신을 조직과 제도의 운명적인 키잡이로 인식할 때 자신도 모르게 빠져드는 것이 저 명상인 것이다.”

이런 고민 없이 좋은 리더가 되겠다고 나선다면 오히려 더 고통스러울 수 있다.『중용』에 무기탄(無忌憚)이라는 말이 있다.

“君子之中庸也君子而時中小人之中庸也小人而無忌憚也” 『중용』

군자의 중용이란 때에 맞게 하는 것이지만 소인의 중용은 기탄이 없을 뿐이다.

기탄이 없다! 앞 뒤 성찰 없이 옳으니까, 맞으니까 무조건 행하게 되면 무기탄이 되고 결국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리더의 자리는 그 영향력이 막대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어떤 리더가 되느냐가 아니라 성찰하고 명상하는 리더인가 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다소 소극적인 자세이지만 리더의 자리의 중요성을 생각한다면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

리더는 나아가 취하고 성취하려고만 해서도 안 되고 아무 것도 하지 않으려고만 해서도 안 된다. 이 둘은 전혀 다른 상반의 것 같지만 결국 둘 다 모두 리더의 성취를 통해 판단하려는 같은 뜻의 다른 표현일 뿐이다.

더욱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는 것이며 총체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행하는 모습이다. 왜냐면 그만큼 리더의 위치는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많은 영향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