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을 다해 원을 도는 루어가 있다.

오븐의 좁은 통로를 지나 스타팅 박스, 그레이하운드보다 앞선
질주가 물고 가는 장력이 크다. 반죽이 튀고 물방울이 일시 파문
에 젖는, 뿌연 유리 안 제빵가게는 잠시 수면 위 원형 경기장. 밀
기울 타들어 가는 불의 꼭짓점을 지나면서도 자신이 그레이하운
드 표적인 것도, 중력을 관통한 부상도 아랑곳하지 않고 달리는,
저 속도가 무섭다. 한때 나도 저 원속으로 던져지길 갈망했지만,

서로 이를 맞댄 채 가게를 돌던 톱니바퀴가 동력을 놓친다. 골절
된 시간 한 마디가 튀고 젖은 열기가 가게 안을 뒤덮는데...

한평생 빵을 만들다, 중심을 그려내다 멈춘, 사내의 속력이 오븐
속 검게 탄 식빵처럼 보였다.

사내, 겨우내 어둡고 축축한 골목을 막 빠져나오는 중이다.

*루어 인공으로 만든 가짜 미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