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발등의 불을 꺼야 아들 발등의 불을 끈다. 아비와 자신 사이는 비록 간격이 없다고 하지만 몸은 벌써 둘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자기 몸에 붙은 불이 자식 몸에 붙은 불보다 먼저 뜨겁다는 말이다. 이런 까닭에 세상 사람들이 비유해 말하기를 부자 사이에도 역시 간격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한 가지의 속담에 지나지 않을 뿐이요. 군자의 정당한 말은 아니다.」

이 말은 旬五志순오지란 책에 나오는 말로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자신이 언젠가 부모 노릇을 해보아야만 알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자식을 낳아서 정성으로 키우고 한 없이 사랑해주시는 부모의 은혜는 가히 그 깊이를 측량할 수조차도 없기 때문이다.

우리 속담의 「아비만한 자식 없다」는 말은 아무리 그 자식이 훌륭하게 되더라도 그 아버지만은 못하다는 뜻이요. 「하나는 열을 꾸려도 열은 하나를 못 꾸린다」는 말은 한 부모는 여러 자식을 정성과 사랑으로써 거느릴 수 있지만 여러 자식은 한 부모도 모시기가 힘들다는 뜻이며 「부모 속에는 부처가 들어 있고 자식 속에는 앙칼이 들어있다」라는 말은 부모는 자식을 무한히 사랑하지만 자식은 그 부모에게 효도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벼는 남의 벼가 커 보이나 자식만은 자기 자식이 오히려 더 커 보이고 흉년이 들면 어미는 굶어 죽으나 아이는 배가 터져 죽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至大지대한 것이다.

「흉년이 들면 어미는 굶어 죽으나 아이는 배가 터져 죽는다」는 속담과는 조금 상반된 다음과 같은 말도 있다.

「아이 버릴 덤불은 있어도 나 버릴 덤불은 없다」이는 비록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이 지극히 크다고는 하지만 아무래도 자기 자신만은 못하다는 뜻인 즉, 곧 위의 「내 발등의 불을 꺼야 아들 발등의 불을 끈다」는 말과 같은 맥락의 것이라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