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양오행의 이론에 따르면 홀수는 양이고 짝수는 음이다. 음은 부정적인 것을 대표하고 양은 긍정적인 것으로 받아들인다. 음양오행 이론이 성행했던 우리의 전통사회는 양이 길하다는 증거를 수와 함께 하고 있다. 1월 1일은 설날, 3월 3일은 삼짇날, 5월 5일은 단오, 7월 7일은 칠석, 9월 9일은 중양절로 이 날들은 양의 기운이 매우 강한 날이고, 그 기운으로 한 해의 나쁜 기운인 음의 세력을 몰아내는 날이다.

지금도 우리에게 친근한 단오端午절을 보면 단은 첫 부분을 뜻하며 오는 12지지 가운데 화火에 속하는 것이다. 사오巳午는 모두 화인데, 오는 양화陽火이고 사는 음화陰火다. 화가 양이고 오가 양화이므로 양 가운데 양이 되는 양의 기운이 가장 강한 날이다. 그래서 단옷날 오시(오전 11시 ~ 오후 1시)에 뜯어말린 약초는 양의 기운이 가득한 효험이 있다고 믿었다.

자연에서 불은 양의 대표이며, 물과 습기는 음이다.
우리의 전통의학은 음을 만병의 실체로 여겼다. 양이 불이라면, 이 불은 한 곳에 정체되어 있지 않고 움직이는 것이다. 불처럼 활활 타오르는 것이 심장이다. 심장이 타오르는 동안 사람은 살아있는 것이며, 이 불이 꺼지면 사람은 숨을 거두는 것이다. 죽음은 머물러 움직이지 않는 것으로 하늘에 먹구름이 끼어 막혀 있는 것처럼, 사람에게 병이란 기운이 한 곳에 멈춰서 음험하게 잠복해 있는 것으로 음을 가리키는 것이다. 홀수가 겹치는 날은 양의 기운이 강하여 음기를 없애는 날인 것이다.

홀수는 양을 의미하므로 축의금이나 부의금을 할 때도 도 삼만, 오만, 칠만 원 등 홀수의 금액을 전하는 것이다. 이처럼 삶의 어느 한구석에도 음양오행의 사상이 배이지 않은 곳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