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곡 희망연대 지도위원

나라가 아프다. 절대빈곤과 절대억압의 아픔이 아니다. 한 시대를 넘어가야 하는 아픔이다.

어려운 원인을 찾자면 그 뿌리가 너무 오래 되고 깊고 넓게 퍼져 있다. 모든 모순은 결국 가장 가까운 현실에서 고통으로 나타난다. 가장 구체적이고 질긴 것은 토착화된(풀뿌리) 부정과 부조리다. 제도의 민주화는 상당히 되었지만, 생활 속에 스며들기에는 아직 부족하다.

저항 주체를 넘어 시민이 진정한 책임주체로 될 수 있어야 자치가 가능하다. 왕조 이래 지방분권의 역사적 경험이 거의 없는 한국에서 지역 정치가 어떻게 발전할 수 있을까? 어두운 곳이 너무 많다. 그래서 저항하고 싸운다. 물론 싸워야 한다.

그런데 시대를 넘어서는 뚜렷한 지향점이 없으면, 그 패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늘 제자리에서 돌고 돈다. 새로운 세대의 노래와 춤은 확실히 다르다. 모든 면에서 과거의 노래와 다르다. 이른바 ‘한류’가 탄생했다.

정치는 이것이 왜 안 되는가? 밝고 경쾌하며 즐거운 정치 운동은 안 되는 것인가? 현실의 질곡이 너무 크고 모순의 뿌리가 너무 깊어서 도저히 그것이 안 되는 것인가? 고정관념과 오래된 정서에서 벗어나 희망을 보자. 투쟁할 땐 투쟁하더라도 낙관적 비전을 가지고 밝고 당당하게 하자.

먹물이 들어가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유일한 방법은 ‘맑은 물 붓기’다. 이제 우리 정치도 변할 때가 되었다. 그 기풍을 바꾸자! 지역에서 바꾸자! 시민이 바꾸자! 인문운동과 결합하자!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즐거움이 정치를 이끌게 하자!

1. 공동의 목표에 합의하자.

우리 시대의 정명(正名)은 무엇인가? 시대정신은 무엇이고, 산업화 민주화 이후의 ‘총강령’은 무엇인가? 그것은 인간화(人間化)이며, 선진화(先進化)다. 새로운 문명의 선진복지국가다. ‘중심교역국가’와 ‘새로운 문명’의 융합이다.

2. 벽을 허물고 만나서 연합하자.

정치를 말한다면 반드시 한번은 거쳐야 할 단계로, 나는 ‘합작과 연정’을 이야기해 왔다. 나는 한국 정치가 ‘혁신적 보수, 합리적 좌파, 녹색이 합작하여, 연합정권을 탄생시키는 것’이 일단은 도달해야할 목표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역의 정치적 자원을 이런 차원에서 조직할 수 있다면, 이것은 한 지역의 정치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을 넘어서, 참신한 모델을 전국화(全國化)하는 마중물의 역할도 기대된다.

3. 소통과 탐구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자.

독선, 증오, 배제를 넘어서야 한다. 소통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가장 좋은 것’을 함께 탐구하는 과정과 결합하는 것이다.

4. 욕구의 충돌, 욕구의 조정을 넘어 욕구를 업그레이드하자.

정치 운동가들의 가장 큰 보상이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는 기쁨일 수는 없는 것인가? 권력욕을 비롯한 탐욕을 넘어서는 숭고지향의 욕구가 있는 사람들만이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다. 정치의 최고의 목표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동기, 숭고한 동기를 신장(伸張)시키는 것이다.

** 이 글은 지난 8월 10일 좋은정치시민넷에서 주최한 정치와 인문학이라는 주제의 강연문을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