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예총 익산시회장

김영규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는데 가장 가까운 사이가 부모이고 배움의 대상도 부모이기에, 부모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다함은 너무도 당연한 이치이다.

아이들의 지능과 인성이 영유아기에 대부분 형성되고 발달하기 때문에 생의 초기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부모의 역할을 대단하게 보는 것이다.

그러나 급변하는 사회환경 속에 우리는 수 많은 정보의 홍수, 넘쳐나는 뉴스와 다양한 교육방법 속에서 미세한 잘 잘못도 낱낱이 노출되며, 시행착오가 반복된다. 이와같은 상황에서 부모의 설자리는 점점 축소되고 부모가 모범을 보이기도 그만큼 어려워지고 있다.

무더운 여름날 한 어머니가 세 네 살쯤 돼 보이는 아이 손을 잡고 땀을 뻘뻘 흘리며 수도 공사를 하는 인부 옆을 지나면서 아이에게 말하기를 "저 아저씨들이 열심히 힘들여 일해주시는 덕분에 우리가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는 거란다. 엄마랑 아저씨들에게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하자"라고 말한다.

잠시후 다른 한 어머니가 역시 세 네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를 데리고 같은 곳을 지나면서 말한다. "애야! 잘봐, 공부 열심히 안하면 저런 일이나 하며 고생이나 죽어라 하는거야"

두 아이의 가치관은 이와같이 어머니를 통하여 자녀에게 심어진다. 전자의 어머니는 인간은 동등하게 서로 돕고 살아야하며, 다른사람의 헌신적인 노동에 대하여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라는 올바른 가치관을 자녀에게 심어주는 반면, 후자의 어머니는 직업에 대한 편견과 인간을 학력으로 차별하는 그릇된 가치관을 심어준다.

어린아이는 부모의 등을 보고 자란다고 한다. 아이는 부모가 말하고 시키는데로 자라지는 않는다. 부모가 행동하는 모습대로 자란다. 아이에게 무엇인가를 가르칠때 여러가지 말은 필요치 않다. 부모가 성실하고 건전하게 노력하며 살면 그만이다.

한 아이가 학교 앞 문구센터에서 여러가지 학용품을 훔치다가 주인에게 발각되여 혼쭐이 났다. 급하게 달려온 아버지는 말한다. "왜 그런 것을 훔치냐? 이런 것들은 아빠가 회사에서 얼마든지 가져다 줄 수 있는데 말야."

아이는 부모가 말하는대로 자라주지는 않는다. 부모가 행동하는대로 자란다. 그러므로 아이에게는 주위의 어른들이 좋은 본보기를 보여야하는 것이다.

가정의 모든 자녀교육이 엄마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바람직한 형태라고 할 수는 없다. 아버지가 가족의 중심이 되어 가정교육이 이루어지고 가정의 중요함과 단란함, 화목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부모와 자식간에는 혈연이라는 끈질긴 끈이 존재한다. 그 끈의 끝에는 진정이라는 모범답안이 있을 것이며 아무리 꼬여있어도 언젠가는 부모의 진정이 무엇인지 깨닫게 되는 것이다.

여러분야의 선구적 인물들의 자서전을 보면 그들의 멘토가 등장하는데 대부분 성공의 원동력으로 부모를 꼽고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삶의 방법이나 출세방식을 놓고 아버지와 자식이 함께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영국의 총리 윈스터 처칠은 정치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겼으나 아버지로서는 낙제점이었다. 알코올 중독으로 아버지의 명성에 먹칠한 딸과, 아버지 후광만 믿고 정치에 뛰어든 아들은 그 뜻을 펴지 못하고 아버지를 실망케 했다.

처칠의 아들은 24세 시작해서 15년 동안 6번이나 의회출마에 낙선하고, 폭음에 간경변으로 사망햇으며 결국 아버지의 명성에 의지한 지나친 자만으로 파멸을 맞이한 것이다.

역시나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자식의 교육이 아닌가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