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필 희망연대 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솔직히, 중앙정치이야기는 잘 안하는 편인데, 요즘 돌아가는 정치판을 보니 정계개편의 바람이 솔솔솔 부는 것 같아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어 펜을 든다.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련)에서 9일 중앙당 당직자 출신 및 당원들로 구성된 '국민희망시대' 100명이 탈당을 선언하였다. 이들 대부분은 호남 지역 당원으로 지난 8일 새정련 혁신위원회의 2차 혁신안이 발표된 이후 당내 반발과 함께 신당론에 불을 붙였다. 사실, 지난 4월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의 천정배의원이 당선되면서 호남신당론은 이미 연기가 났다.

계속되는 선거 패배와 민심이반으로 혁신위를 꾸리는 등 여러 가지 혁신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결국 친노그룹 지배력 강화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 신당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아직 실체도 없는데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전남, 전북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거의 새정치연합 30% VS '야권 성향 새 정당' 45%정도로 야권신당이 우세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그만큼 현재 새정련에 대한 호남의 민심이반이 무척 크다.

천정배의원은 “호남정치 바로서야 한국정치가 바로 선다”고 강조하고 있고 박주선은 “야권내 신당 창당 불가피 … 8월 중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실제로 신당이 창당 될 것인지, 아니면 되더라도 성공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의문부호가 붙는 것이 사실이지만 지각변동이 실질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개인적으로도 지금과 같은 새정련이라면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 전체국민을 보는 것이 아니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함께하는 세력만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의문스럽다. 수권정당의 모습보다는 친노권력유지에만 급급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새누리당에서도 이런 정계개편의 바람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아직은 낌새정도이지만 새누리당이 급격하게 갈등과 분열속으로 들어가고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이번 국회법 개정과 박근혜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그리고 유승민의원의 원내대표직 사퇴가 바로 이 일련의 과정이다.

국회법개정이 통과되는 과정을 보면 청와대에서 강력하게 새누리당 지도부에게 반대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유승민 대표가 밀어부쳤으며 결국 “배신의 정치, 자신의 정치를 하는 것은 선거에서 국민적 심판을 받을 것이다”고 대통령이 호통치는 사태까지 갔다. 더 놀라운 것은 유승민이 버티다가 버티다가 어쩔 수 없이 사퇴를 했다는 사실이다. 상당한 분열상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보수시민사회에서는 박대통령의 탈당과 보수신당창당을 외치고 있다. 보수층의 분열이 확실히 가시화되고 있는 것이다. 내가 볼 때 이런 상황이면 갈라서는 것이 정치발전에 도움이 될 거라고 본다. 서로 생각이 다르고 방향이 다른데 같이 간다는 것은 통합이 아니라 권력유지의 방편일 뿐이다.

어떻게 가는 것이 앞으로의 정치발전과 나라발전에 도움이 될 것인지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현재의 여야정치가 매우 실망스럽다는 것이며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없다. 박근혜정부의 지지율이 30%선이라는 것과 국회에 대한 국민적 신뢰가 17%내외라는 사실이 이를 잘 보여 준다.

야권신당의 필요성은 있다고 본다. 다만, 단순히 반사이익이나 정치권에서 탈락한 패배자들의 모임이 된다면 의미가 없을 것이다. 진정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호남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나는 이것이 관건이라고 본다. 올해 5월에 치른 영국선거가 좋은 본보기이다. 스코틀랜드국민당은 사실상의 지역정당을 표방하면서 59개 의석 중 56개 의석을 차지했다. 이곳은 대부분 진보좌파계열의 덧밭이었는데, 올해 스코틀랜드국민당의 돌풍에 노동당은 집권 꿈이 날아간 것이다.

그런데, 약간 염려스러운 것은 정계개편속에서 계속 나오는 것이 내각제 또는 이원집정부제에 대한 의견들이다. 무엇보다도 헌법개정의 문제이므로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인데 정계개편 바람속에서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국민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개연성이 도사리고 있기에 걱정이다. 실제로 현 국회의원 중 2/3이상이 내각제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