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필 희망연대 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그 동안 박경철 시장의 선거법 위반으로 인한 2심 선고 이후 시정에 대한 언급이나 평가를 자제해 왔다. 아무리 잘잘못이 있어도 남의 불행에 부채질을 해대는 것은 예의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이는 나 뿐만 아니라 정치권에서의 기류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속마음이야 어떨지 몰라도 지나친 대립은 삼가고 행동도 신중하게 했던 것 같다. 박시장도 화합의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서 나름 노력하는 듯 했다. 서로 잘 해보자는 여러 사인들이 오간다는 이야기가 들려 왔다.

그런데, 딱 거기까지 였다. 언제가부터 다시 잡음과 갈등, 소음이 들려오기 시작했다. 추석이후 한 달은 하루가 멀다하고 시정의 소란함이 들려 왔다. 오늘은 무슨 일이 터지나 기대하는 것이 흥미로울 정도이다. 특히, 광역상수도 전환을 위한 ‘선결처분권’발동이나 식수로 부적합한 공업농업용수 공급문제 등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일찍이 있어 본적도 없고 있기 힘든 일들이 벌어진 것이다. 한편에서는 “오죽했으면 그랬을까” 하며 동조하고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죽했으면 하고 그냥 넘어 가기에는 민주적 절차라는 원칙을 완전 무시하는 행동이며 숨겨서는 안 되는 안전과 관련된 매우 중차대한 문제이다. 안전을 제일 우선시하는 시장이 스스로 절차와 원칙을 무시하고 안전을 등한시한다면 말이 안된다.

그토록 광역상수도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자신있게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과감하게 진행해서 의회도 설득하고 시민들도 설득해야 한다. 제대로 된 공청회나 토론회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의회와 시민들을 설득하고 끌고 갈 것인가? 이를 단순히 자신에 대한 반대라고만 치부할 수 있겠는가? 아니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제3의 대안을 마련하여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그러나, 금강물 식수 공급에 대한 문제는 그냥 대충 넘어 갈 문제가 아니다. 시민의 안전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이며 건강에 안 좋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넘어 이미 그런 행위가 8일간 이루어졌다. 실질적인 시민의 건강에 해가 없었더라도 이미 이 행위는 시민 안전에 심각한 위해를 가하는 행위이며 무엇보다도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시민의견 없이 진행했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시의회에서 조사위원회가 꾸려져서 진상조사가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이에 대한 책임소재가 분명하게 밝혀져야 하며 이를 계속 지켜봐야 하며 지켜볼 것이다.

사실, 이번에 물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워낙 중요하기에 언급을 했지만, 보다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자 한다. 이제는 여러 문제들, 갈등들이 해소되거나 풀어지는 것이 아니라 왜 계속적으로 발생하는 지 그 원인을 분석하고 찾아봐야 한다. 왜, 의회하고 갈등관계가 된 것인지, 박시장이 안하무인이라는 말을 왜 듣는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 하나하나 따져 보고 찾아 볼 필요가 있다. 즉, 익산 6기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한번쯤 이루어 질 때가 된 것이다. 성찰을 해봐야 할 때인 것이다.

그냥 이대로 간다면 시민이 불행해진다. 누구는 대법원 판결 기다리면 되는 것 아니냐 하기도 하지만 그런 문제가 아니다. 왜 시정의 난맥상이 이렇게 형성되었는지 접근해야 한다. 단순 개인에 대한 평가 차원을 넘어서 익산 정치권의 문제, 행정의 문제뿐만 아니라 자정 역할을 해야 하는 시민사회의 문제는 없었는지 종합적인 고민의 장이 필요하다.

사실, 그동안 성찰이 너무 없었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라도 돌아보고 성찰하고 고쳐 나가야 할 것이다. 그 첫 출발이 6기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평가이다. 여기서부터 문제점을 찾고 교정하고 좋은 대안을 모색해 가야 한다. 누구든 잘 못하고 실수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알고도 고치는 행위가 없다면 이는 더 큰 잘못을 저지르는 일이다.

일찍이 공자는 이를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 것 같다.

子夏曰 小人之過也 必文

“소인은 잘못이 있으면 반드시 꾸민다”(자장편)

子曰 已矣乎 吾未見能見其過而內自訟者也

“다 되었나 보다. 나는 능히 자신의 허물을 보아 속으로 스스로와 씨름할 수 있는 자를 보지 못하였다”(공야장편)

子曰 過而不改 是謂過矣

“잘못이 있음에도 고치지 않는 것을 잘못이라 한다”(위령공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