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가 말하기를 “말이 순조롭고 번드레하며 멋지고 조리가 있으면 곧 겉만 그럴싸하고 실속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착실하고 공경스러우며 딱딱하고 신중하면 곧 졸렬하고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받아들여지기 쉽다. 말이 많고 얘기가 거듭되며 예를 들고 다른 사물에 비유를 하면 곧 헛되고 쓸데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고 미세한 것을 아울러 간략하게 얘기하면 곧이곧대로 표현하여 꾸밈이 없다면 곧 더듬고 말할 줄 모른다고 생각하며, 서두르며 친근히 얘기하고 사람들의 감정을 탐지하려는 듯하다 곧 외람되고 사양함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거대하고 넓으며 아득히 멀어 헤아릴 수도 없는 말을 하면 곧 과장되어 쓸 곧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집안 얘기나 자질구레한 얘기를 여러모로 자꾸 말하면 곧 비루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또 공자는 말하기를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아까운 사람을 놓치게 되고 말을 함으로써 공연한 헛소리를 한 결과가 되는 일이 없어야만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고 했으며, 말하는 것 못지않게 사람을 다루는 일 역시 중요하다. 득인을 하느냐 실언을 하느냐. 큰 인물을 두고도 쓰느냐 안 쓰느냐에 따라 역사의 행로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득인을 한 유방은 천자가 되고, 실인을 한 항우는 서른한 살에 불귀의 객이 된 일이며, 공자나 맹자를 존경만 할 뿐 그들을 등용하지 않았던 제후들이 패자나 천자의 길을 이루지 못했던 일들이 그 예라 할 수 있겠다.

사람은 누구나 말을 많이 하게 되면 실언하기 쉽다. 또 예의에 어긋나거나 독선에 빠져도 실언하기 쉽다.

「함께 말할 만한데 함께 말하지 않으면 그것은 사람을 잃는 것이다. 함께 말할만하지 못한데 함께 말을 하면 그 것은 말을 잃는 것이다. 지자는 사람을 잃지도 않고, 또 말을 잃지도 않는다.」

논어의 위령공편에 나오는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