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궁면장

채수훈

익산군지는 조선 중종 때 이행 등이 완성한 <신증동국여지승람>이 최초로써 광해군때인 1611년에 간행된 목판본이 있다. 권33에 익산군이 권34에 여산군, 용안현, 함열현이 수록되었다. <금마지>는 조선 영조 1756년에 남태보 익산군수가 편찬한 읍지로써 필사본으로 전해 오고 있다. 금마는 옛 마한의 수도였기에 익산군지의 명칭으로 사용하였다. 그 내용은 1899년에 편찬된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대학교 소장 <전라북도각군읍지>의 일부와 동일한 데 익산읍편이 수록되어 있다.

근대 이후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 기하라 히사시가 1928년에 <익산군사정>이란 익산군지를 발행했다. 익산군이 1981년에 <익산군지>, 익산시가 2001년에 <익산시사> 및 익산문화원이 2007년에 <익산향토지>를 만들었다.  

익산 면지는 그간 <익산군지>에 면 편을 포함시켜 편찬되어 왔다. 별도 독자적인 작업은 없었다. 최근 <여산지>가 여산면 주민이 주축이 된 여산지편찬위원회에서 2018년에 간행되었다. 역사·문화 부분이 주축이고 행정편이 축약되어있다. <함라면지>는 함라면 친목단체에서 역사·문화 부분만 엮어서 2021년에 간행하였다. 이외 지역은 애석하게도 면지가 발행되지 않았다.    

왕궁면은 지난 9월에 왕궁면지편찬위원회를 창립하였고, <왕궁면지> 편찬 사업이 8개월간 돌입하였다. 왕궁은 일제강점기인 1914년에 면 행정구역 개편 때 제석면과 우북면이 통폐합된 후, 오늘날까지 왕궁면으로 불리고 있는 지역이다. 그간 발행된 익산군지에 왕궁 자료가 일부씩 남아있었는데 왕궁면을 중심으로 한 면지 작업은 이번이 첫 시도인 셈이다.     

<왕궁면지> 사업 목적은 먼저 면과 마을의 역사·문화·민속·자연 등 기초조사와 수집·기록 작업화로 마한·백제와 향토 역사의 위상 정립에 있다. 왕궁면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의 고장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왕궁리 유적만 부각 된 측면이 있다. 제석사지와 선사유적지도 면 차원에서 재조명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왕궁의 역동적 발전, 미래 지향적인 경쟁력 제고 및 마을공동체 조성을 위한 기초자료를 확립하는 데 있다. <왕궁면지>가 단순히 역사·문화 중심의 기록과 편찬이 아닌 현재와 미래에 실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각종 마을과 면 단위의 자료를 수집하여 통계화하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즉 향후 왕궁면의 역사·문화, 관광, 산업 등 통계 자료로 활용되고 미래 지역 발전과 마을사업을 위한 정보로 제공될 예정이다.

왕궁면 자체적인 최초의 <왕궁면지> 편찬 사업을 민간단체인 주민자치위원회와 이장단협의회와 공공기관인 왕궁면행정복지센터가 함께 추진한다. 익산시 29개 읍·면·동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민·관협력 방식의 사업으로서 지역사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왕궁면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4명의 조사·연구원과 5명의 전문가 자문위원을 선임하였다. 왕궁면편찬위원회 산하에 운영위원회와 분과위원회를 구성하였고, 행정적인 자료·정보 수집·홍보 등은 행정복지센터에서 밑받침함으로써 민·관·학이 긴밀한 삼각체계를 갖추어 나가기로 했다.     

편찬 예산은 5천만원으로 왕궁면 단체지원금·후원금 3천만원과 익산시 공모사업에서 2천만원을 확보하여 추진할 계획이다. 단체지원금은 57개 마을 이장협의회에서 1곳당 30만원씩 15백만원과 주민자치위원회에서 5백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후원금은 지역주민과 출향인들의 협조를 받아 충당할 예정이다. 주민과 시민의 후원이 담겨있는 <왕궁면지>는 향후 수십 배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왕궁면지편찬위원회는 <왕궁면지> 작업을 위해 조선 후기 발행된 <금마지>와 <익산군사정>과 현대의 <익산군지>, <익산향토지> 등과 타 시군에서 발행된 면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였다. 목차는 크게 3편인 총괄편, 행정편, 마을편으로 나누어 군지의 특성을 반영하기로 했다. 특히 마을편은 57개 마을조사를 실시한다. 기초조사는 조사·연구 용역팀에서 행정조사는 행정복지센터에서 실시한다. 마을과 면 지역의 인적·물적 자원 가치를 재발견하고 스토리텔링화 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 방안을 찾아 나선다.

백년대계 <왕궁면지>가 발행되면 왕궁의 역사적 품격과 주민의 자긍심을 드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이다. 4,300여명의 주민들의 단합된 의지를 모아서 왕궁의 어제와 오늘의 모습을 기록하고 잘 보존하여 행복한 지역사회를 만드는데 초석을 다지고자 한다. 또한 익산시 읍·면·동 면지의 표본으로서 손색이 없고, 향토의 뿌리를 더 깊게 천착하는데 선구자 역할을 할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2022년 4월경에 <왕궁면지> 출판기념회를 개최한다. 책의 관계 기관 배부는 물론 인터넷으로도 공유하여 왕궁면을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 우수성을 알려 나가고자 한다. 제2단계 사업은 면지를 기초로 주민 아카데미 교육을 10여회 개최하여 왕궁면을 선도해 나갈 지도자 양성을 꾸준히 추진한다. 끝으로 제3단계 사업은 제1·2단계를 토대로 왕궁면과 마을 사업 발굴 및 주민 참여형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로써 왕궁을 주민 스스로 왕궁답게 가꾸어 왕궁을 주민 품 안에 돌려줌으로써 주민이 주인 되는 마을공동체사회를 마음속에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