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나라의 어떤 사람이 들에서 나무를 하던 중 우연히 놀란 사슴을 만났다. 그가 정면에서 가격하자 사슴이 즉사했다. 그는 남이 볼까 두려워 황급히 구덩이 속에 감춰놓고 풀섶으로 덮고는 기쁨을 이기지 못했다.

이때 문득 감춰둔 장소를 잊게 되자 이내 꿈을 꾼 것으로 간주했다. 길을 걸으며 이 일을 중얼거리자 곁에 있던 사람이 이를 듣게 되었다.

곧 그의 말을 좇아 사슴을 찾아 낸 뒤 집으로 돌아와 안 사람에게 말했다. “방금 전에 한 나무꾼이 중얼거리기를 ‘꿈속에서 사슴을 잡았으나 그 장소를 알지 못하겠다’고 했소. 내가 그의 말을 좇아 그 사슴을 주워왔오. 그는 바로 진실한 꿈을 꾼 사람일 것이오.”

아내가 말했다.“당신 자신이 나무꾼이 사슴을 잡는 꿈을 꾼 게 아닙니까. 어찌 그런 나무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지금 당신이 정말로 사슴을 잡아왔으니 당신 꿈이 진실한 것입니다.” 남편이 말했다. “나는 그의 말을 근거로 사슴을 얻었소 무슨 수로 그가 꿈을 꾼 것인지 내가 꿈을 꾼 것인지 알아낼 수 있겠소.” 나무꾼은 집으로 돌아온 뒤에서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그날 밤 정말로 사슴을 감춰둔 장소를 꿈꾼 데 이어 그것을 찾아간 자에 대해서도 꿈을 꾸었다. 날이 밝은 뒤에 꿈에서 본 대로 찾아가 그를 만났다. 마침내 소송으로 사슴을 다투게 되자 사건이 법관에게 넘어갔다. 법관이 말했다. “그대는 당초 정말로 사슴을 잡았으면서도 망령되게 이를 꿈이라 말했다. 반면에 저 사람은 정말로 그대의 사슴을 가졌으면서도 그대와 사슴을 놓고 다투었다. 그의 실인은 또 사람이 사슴을 잡게 된 꿈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사람이 그 사슴을 잡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여기에 그 사슴이 있으니 둘로 나눠 갖도록 하라” 이 일이 정나라 군주에게 보고되었다. 군주가 탄식했다. “아 법관은 다시 꿈속에서 사람에게 사슴을 나눠주려는 것인가” 재상을 찾아가 문의하자 재상이 답했다. “꿈을 꾸었는지 여부는 제가 판별할 수 없는 일입니다. 오직 황제나 공구(孔丘)와 같은 성인만이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황제도 공구도 없으니 누가 이를 판별할 수 있겠습니까? 법관의 말을 따르는게 가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