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필 희망연대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대선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그 중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것이 있는데 바로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이다. 지금까지의 여론조사를 보면 삼자대결이 되면 박근혜가 유리하고 문재인과 안철수가 단일화가 되면 단일화쪽이 유리하다는 것이 기본 흐름이기에 앞으로 정치일정 중 가장 중요하게 대두 될 수 밖에 없다.

특히, 다른 지역은 모르겠지만, 이쪽 지역은 민주당이 거의 아성처럼 그 자리를 지켜왔기에 새로운 정치세력(안철수세력)의 등장은 여러 가지로 이야기 거리를 낳고 앞으로 정치변화에 대한 설왕설래를 자아낸다. 그 동안 무소속이거나 민주당과 가까이 하기에 어려웠던 사람들에게는 안철수의 등장은 지역에서의 새로운 정치세력화를 가능하게 만드는 당연한 동력이 되고 반대로 민주당의 입장에서는 변화되는 정치현실이 곤혹스러우면서도 어떻게 하든지 민주당중심의 통합이나 단일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걱정속에서 더욱 문을 잠글 가능성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지역에서는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가 단순히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의 세력판도가 어떻게 변하는가를 판가름하는 기점이 된다.

그러나 안철수에게 기대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현재의 상황이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통합이나 단일화과정에서 안철수와 중앙 일부만 남고 안철수의 지역 세력은 소리 소문없이 없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중앙을 빼고는 아직 지역은 조직화가 약한 것이 사실이고 뒤늦게 끼어들었기 때문에 정말 선거만을 치르는 조직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무소속이나 반민주당 사람들이 무조건 안철수에게 달려가기도 쉽지 않은 형국인 것이다.

또한, 민주당 역시 단일화과정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지역에서의 자신들의 입지와 조건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심하게는 민주당이라는 조직 자체가 흔들려버릴 수도 얼마든지 있다. 대선 막판이 되면서 안철수의 가능성이 높아지면 민주당 사람들이 우르르 안철수쪽으로 갈수도 있다는 말이다. 이미 안철수쪽에서도 앞으로를 대비해서 거의 정당수준의 지역포럼들을 만들어가고 있지 않는가?

이런 복잡한 상황이기에 참으로 옳은 판단을 내리기가 어렵다. 특히, 이런 과정이 우리 자신에 의해 유인되는 것이 아니라 외부의 힘에 의해 변하기에 더욱 그렇다. 내가 염려하는 것은 이런 복잡한 상황으로 하여 옳은 판단을 저해하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나오고 이를 활용하려는 흐름이 형성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차피 안철수쪽에서 지역포럼까지 만들면서 정치세력화에 나섰으니 단일화를 굳이 하려 하지 말고 끝까지 대선완주를 하면 어떠냐는 시나리오같은 것이다. 만약, 안철수의 힘이 점점 강해져서 삼자대결에서도 이길 정도이면 문제가 없다. 아니 가장 좋은 시나리오일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그렇지 않다면 패배의 책임을 모두 안철수 자신이 져야 할 것이며 이는 오히려 정치민주화를 역행하는 행동으로 비난받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일시적으로는 조직이 만들어지고 세를 얻어서 정치세력화에는 성공하려는지 모르지만 우리나라 정치발전에 있어서는 역행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도 안 좋다. 어차피 통합이나 단일화가 되면 누가 후보가 되든, 결국 조직세력이 약한 안철수가 민주당에 들어오는 방식으로 될 수 밖에 없기에 그저 기다리자는 시나리오다. 기득권을 가진 민주당에서 충분히 가질 수 있는 방식인데 이는 안철수에게 단일화의 명분을 뺏기는 일로 잘못했다가는 민주당 자체가 위험해질 수 있으며 정치민주화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일이다. 국민의 염원을 저버리는 일이다.

위 시나리오 모두 자신의 정치세력화나 세력확대를 중심으로 놓는 생각에서 나온 발상이다. 안철수 스스로가 그랬듯이 진정 중요한 것은 정치쇄신이다. 안철수도 단일화의 조건으로 정치쇄신을 내 걸지 않았는가? 맞다. 국민들은 이번 기회에 정치쇄신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정치세력화나 조직세력확장을 중심으로 대선을 봐서는 안된다. 이번 기회에 어떻게 하면 정치쇄신을 이룰 것인가를 중심으로 봐야 한다.

정치쇄신안을 만들어서 민주당에 요구해야 한다. 단일화나 통합이 어떤 방식으로 돼든 간에 정치쇄신을 위한 노력이 서로 간에 이루어져야 하고 그렇게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특히, 지역에서는 아주 중요하다. 중앙정치는 국민들의 여론에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지역은 여전히 기득권의 벽이 높다. 그렇기에 중앙의 흐름만을 보고 있을 것이 아니라 지역 스스로도 정치혁신을 위한 쇄신안을 만들어 제안하고 요구해야 한다. 익산의 지역정치가 더욱 민주화되기 위한 여러 가지 제도와 변화의 모습을 사실상의 여당인 민주당이 먼저 보여주어야 한다. 사실, 익산의 민주당이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안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저 중앙만 보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대선정국을 정치세력화나 정치세력과 확장과 방어에 중심을 두고 보면 안 된다. 중심은 정치혁신이며 정치쇄신이다. 그것이 국민의 요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