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만길 지역진흥원장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것이 수치스럽다. 이명박 정권도 그랬지만 박근혜 정권이 지금 정치를 하는지, 통치를 하는지, 절대왕정을 하는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2013년의 오늘이 50년 전의 암울했던 시대로 회귀한 것 아닌가 착각이 들기까지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무슨 일을 했는가, 곰곰 생각해 보면 공안통치, 종북몰이, 국회무력화, 한복패션, 외국나들이, 공약파기, 시장에서 장보기 밖에 떠오르는 것이 없다.

대통령이 정치를 한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여왕 폐하처럼, 공주님처럼 자신만의 세계에서 신하들과 시종들의 시중을 들으며 정해진 의전 절차에 의해 하루 일과를 소화하는 것 같다.

백성들이 궁궐 밖에서 못살겠다고 아우성을 치면 불순분자, 종북세력으로 낙인을 찍는다. 국가정보원, 군, 국가보훈처 등 대표적인 국가기관이 불법 대선개입으로 국기문란 행위를 했음에도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나는 고결한 백조이니 까마귀들끼리 지지든 볶든 싸우라는 식이다.

종북몰이를 빼놓고는 국민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안에 단 한 차례도 소신 있게 입장을 밝히거나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모습이 없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복지, 외교, 국방, 통일 등에 관해 확고한 철학과 비전을 제시하거나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통령은 현안에서 비켜서 있는 고고한 학이거나 혼자만 순결한 백조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중요 국정 현안과 정치현장에 대통령의 모습과 입장이 없으니 대통령은 있는 것인지, 없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다가 어느 날 갑자기 해외 순방을 하거나 재래시장에서 장보기를 하고 손을 흔든다. 그때서야 국민들은 아! 대통령이 계셨구나 한다. 이런 대통령의 모습은 정녕 아니올시다라 하겠다.

대통령이 녹음기 정치를 할 것이 아니라 중요 굵직한 현안에 대해 국민과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역량을 보여야 한다. 인기 관리나 하면서 5년을 보낼 생각을 한다면 본인이 아무리 고고한 학인 척해도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얼마나 무능한 대통령인지 판명이 나게 돼 있다. 이거야 말로 대통령에게는 불행한 일이다. 국민들도 불행하기는 마찬가지다. 있는지 없는지 모를 대통령을 모시고 산다고 생각해 봐라.

궁궐에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 놓고 수구보수 언론과 집단이 광기를 부리면 “종북세력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한마디 하면 그만인가? 수구 보수세력만을 위한 정치를 해놓고 국민이 아우성이면 여지없이 종북딱지, 친북딱지를 붙이면 만능인가? 60년 동안 북한을 이용해 먹었으면 이제 반통일, 반북이데올로기를 벗어 던지고 통일의 시대, 동북아 평화시대, 유라시아 신 실크로드 시대를 여는 웅비의 비전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아직도 국민들의 편 가르기나 조장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으니 한마디로 나라꼴이 개판이다. 민주주의를 말해도 종북, 입바른 소리를 해도 종북, 통일을 해야 한다고 해도 종북, 남북경협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해도 종북, 옳은 소리해도 종북이니 대한민국에서 좋은 사람, 올바른 사람은 모두 종북이 되었다. 그럼 종북이라고 손가락질하는 청와대와 새누리당 그리고 수구 보수세력은 박근혜 대통령 눈치만 보는 종박 세력이란 말인가? 아니면 한국판 매카시란 말인가?

북한을 그토록 적대시하고 국방비만 올려놓은 채 통일도 못하면 대한민국이 과연 잘 살 수 있단 말인가? 지속가능한 번영의 시대로 갈 수 있단 말인가?

나라와 민족을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정파의 이익과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는 정치인과 국민들이 많으면 대한민국의 앞날은 불 보듯 뻔하다.

이제 이 미쳐가는 대한민국을 제자리로 돌려놓아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참회의 심정으로 180° 변해야 한다. 박창신 신부를 교황청에 고발하는 짓거리 자체가 세계의 비웃음거리다.

이제 이 지긋지긋한 미친 종북몰이를 끝내야 한다. 종북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자들은 반통일, 반민족, 반민주 세력이다. 선량한 국민을 종북으로 몰아가는 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죄질이 나쁜 자들이다. 사익을 위해 나라와 민족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편가르기해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매국노 같은 자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자들에 기대 국가를 경영하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죄를 짓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대로 가다간 박근혜 대통령 퇴진의 목소리가 전국에 들불처럼 일어나게 생겼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다가옴을 의미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오만과 독선, 아집을 버리고 이 어둠을 스스로 끝내야 한다. 그것이 권력을 위임해 준 국민의 명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