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 사람들 > 웅포골프장, 희대의 사기극

웅포골프장, 희대의 사기극

황만길 지역진흥원장

웅포골프장(베어리버 컨트리클럽)이 관광지 조성이라는 명목 하에 입에 오른지 십수년이 지났다. 웅포에 골프장, 전문대학, 호텔, 주민체육시설 등 관광지를 조성하겠다고 청사진을 제시한 후 주민들의 토지를 강제 수용하는 등 불법, 탈법, 편법의 행각을 벌인지 십수년이 지난 셈이다. 웅포골프장의 문제와 과정은 이렇다.

첫째, 김승학 회장은 관광지 조성에 관한 전문가도 아니고 골프 밖에는 모르는 사람으로 애초부터 관광지 조성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이라는 직함 하나로 웅포 주민들의 땅을 빼앗기 위해 관광지 조성이라는 외피를 씌워 골프장을 지을 토지를 수용하게 만들었다. 익산시는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승학의 농간에 속아 주민들의 토지를 강제 수용해 김승학에게 헐값에 넘겼다. 김승학은 손도 대지 않은 채 코를 푼 셈이었다. 이 과정에서 주민들은 10여 년 동안 피눈물을 흘리며 재산과 환경을 지키기 위해 투쟁했다. 익산시는 모든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하며 인허가 절차, 민원해소 등을 전담해 김승학은 봉이 김선달처럼 자기 돈도 없이 골프장을 짓게 되었다.

둘째, 웅포골프장이 한국프로골프협회의 소유냐는 것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는 김승학의 농간에 이름만 빌려주어 결국 사기행각에 협조한 셈이 되었다. 웅포골프장 건설과정에서 한국프로골프협회가 보여준 태도는 한심했다. 김승학이 협회를 이용해 웅포골프장을 지으려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방관하고 오히려 협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김승학이 회장으로 재직하며 좌지우지할 때라 하지만 아무도 김승학의 행각에 대해 검증하려 들지 않았다. 자신들이 짓는 골프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웅포골프장 건설 사업에 관해 이사회 의결을 거치고 이런 서류가 익산시를 속이는 자료로 이용되었다. 당시 웅포골프장 건설반대 공동대책위원회는 수차례에 걸쳐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원들에게 웅포골프장 사업의 부당성을 알렸지만 김승학의 범법 행위에 눈감고 묵시적으로 협조했다.

셋째, 익산시의 잘못이 크다. 온갖 불법, 탈법, 편법이 자행되는데도 하나에서 열까지 김승학에게 특혜를 주었다. 시장이 바뀌어도 달라지는 것은 크게 없었다. 상식과 법대로 했다면 지금쯤 김승학은 엄중한 처벌을 받고 골프장 경영에서 완전히 물러났어야 한다. 온갖 불법 영업을 해도, 계약을 위반해도 특혜와 봐주기로 일관한 익산시의 책임은 결코 가볍다 할 수 없다.
김승학은 웅포골프장 조성 초기에 이미 불법행위로 처벌을 받았다. 몇 차례 수사를 통해 구속 직적에까지 갔지만 벌금형을 받고 중벌을 피했다. 당시는 골프에 미치거나 환상에 젖어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이라는 직함 하나로 모든 것이 무사통과였다. 한심한 일이었다. 그러니 20억여원이나 들여 회원권을 사 들이는 등 사기꾼에 불과한 자에게 익산시가 완전히 농락당한 셈이었다.

넷째, 전라북도의 책임도 크다. 사실상 허가사항을 담당하던 전라북도도 한국프로골프협회 회장이라는 직함 하나에 넘어가 온갖 특혜와 셀 수 없는 인허가 절차를 승인해 주었다.
다섯째, 익산 토호들의 잘못도 있다. 김승학의 불법, 탈법, 편법 행위가 뻔한데 상상도 할 수 없는 협력을 했다.

웅포골프장은 기업회생절차가 진행 중이다. 김승학의 수법은 자기 돈을 들이지 않고 금융권 대출로 자금을 마련한 후 불투명한 회계로 회사를 어렵게 만들었다. 골프텔 등 사업권을 이용해 업자들을 끌어들이면 그 업자들은 여지없이 파산하거나 김승학의 행각에 속아 넘어간 후 법적 다툼을 벌여야 했다.

김승학의 사기 행각은 어디까지 이어질지 모른다. 이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우선 웅포골프장 회원 모임인 운영위원회가 김승학을 고소했기 때문에 이 고소 사건에 대해 철저한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 이번에도 봐주기 수사를 한다면 치욕스런 일이다.
또한 익산시는, 웅포골프장이 십수년 동안 계약을 어기고 불법, 탈법, 편법을 자행했기 때문에 영업정지를 하고 고발과 함께 행정 집행을 해야 한다. 무슨 까닭으로 어물쩡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다음으로 익산시의회는 웅포골프장 특위를 꾸려 다시 한 번 심도 있게 문제를 파헤쳐야 한다.
웅포골프장 회원권을 소유한 시민들도 적극 나서야 한다. 그대로 있으면 파산을 해도, 기업회생을 해도 어떤 결론이 나건 웅포골프장의 모든 권한은 또다시 김승학의 것이 될 게 뻔하다. 이 대목에서 묻고 싶다. 익산시민을 바보로 만든 김승학을 정녕 이대로 그냥 놔둬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