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시대 초나라는 남부지역에서 세력을 떨치던 대국으로, 사방 천리에 세력을 과시하여 제후들을 위협했다. 하지만 초나라 장왕은 즉위 3년이 다 가도록 국사를 돌보지 않고 날이면 날마다 음주와 향락에 젖어있었다. 「간언하는 자는 사형에 처한다」는 방을 붙일 정도였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중신 오거(伍擧)가 왕을 알현하기 위해 조정에 들어섰다. 이 때 장왕은 왼팔에는 북방미인을 안고, 오른팔로는 남방의 미희를 안은 채 희희낙락하고 있었다. 「황공하오나, 대왕께 수수께끼를 내고 싶사옵니다.」 장왕이 윤허했다.

「산등성이에 새 한 마리가 있는데 3년 동안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으니 이것은 무슨 새이옵니까?」장왕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3년 동안 울지 않았다. 그렇다면 울면 사람을 놀라게 하겠구나! 3년 동안 날지 않았다. 한 번 날면 하늘에 날겠구나!」말을 마치자 돌연 뜻을 깨달은 장왕이 말했다. 「짐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어하는지 알겠노라 물러가거라」그 후 몇일이 지났는데 오히려 더했다. 이에 소종(蘇從)이 장왕 앞에 나섰다. 「그대는 간하는 자는 죽음에 처한다는 방을 보지 못했는가」

「자식으로서 죽음이 두려워 아비에게 간하지 않으면 불효한 것이요. 신하로서 죽음을 두려워하여 주군에게 간하지 않으면 불충하다했사옵니다. 오늘 신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대왕께 간하여, 만약에 대왕께서 깨달으실 수만 있다면 비록 신이 죽는다해도 마다하지 않겠나이다.」

마침내 장왕은 신하들의 충성에 마음이 움직였다. 연회를 중단하고 조정대사에 전념하며, 주연에 함께 어울린 무리들을 엄벌하고, 국정을 대신들과 논하니, 이 때부터 초나라는 흥성하여 옛날의 영향력을 회복하고 천하를 호령하는 패주가 되었다.

이것이 사기에 기록된 「날지 않고 울지 않는다」고사이다. 장왕이 왜 처음 3년 동안 날지도 않고 울지도 않았을까? 이는 본래 장왕의 숨은 책략이었다. 진정한 충신을 가려내는 것이었다. 이는 패업을 이루기 위한 장왕의 계획된 준비였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