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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한 말들도 얼마나 많겠는가?

김정필 희망연대 대표
제일한의원 원장

많은 분들이 희망연대 회원이 되어주신다. 단체가 하는 활동이나 행사에 한 두번 참가하게 되면서 호감이 생겨 참여하시는 분도 계시고 우연히 인터넷검색을 통해 ‘이런 단체도 있었어?’해서 참여해 주시는 분도 계시고 주위 사람의 소개로 회원이 되어 주시는 분들도 계신다. 그런데, 그 중에는 좋은 소문이 난 분도 있고 안 좋은 소문(?)이 떠도는 분들도 있다. 대체로 기존에 무엇인가 활동을 하고 계셨던 분들이 그렇다. 어떤 분은 회원을 넘어 희망연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주로 운영진이나 임원에 준하는 역할-맡기도 한다. 좋은 소문이 난 분은 문제 될 것이 없다. 문제는 안 좋은 소문이 떠도는 분들이다. 회원을 넘어 중요한 역할이라도 맡게 되면 주위에서 이런 저런 말들이 나온다. 한마디로 구설수가 도는 것이다.

“그 사람 안 좋은 소문 많던데”

“꼭 임원을 시켜야 겠어?”

“나는 반대요. 반대!”

평소에 말을 아끼던 분들도 이런 저런 이야기를 쏟아놓곤 한다. 아마도 그만큼 희망연대를 아끼는 마음이 있어서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는 단체 회원이나 임원만의 문제가 아니다. 단체대표로써 오래 동안 있다보니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된다. 공적인 일로 만나기도 하지만 한번 봤으면 좋겠다는 부탁이 들어와서 만나기도 한다. 이런 모든 만남을 다 들어주고 만날 수는 없지만 나는 만남 자체를 꺼리지는 않는 편이다. 그래서 문제가 생긴다.

“OO OO 만났다면서? 진짜야?”

“왜 그런 사람을 만나? 만날 이유가 없잖아.”

“아무나 만나는 것 좋지 않아. 조심해야 해.”

역시 안 좋은 소문이 떠 돌거나 안 좋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 평소에 안 좋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내가 만나면 던지는 말들이다. 다 옳은 말이고 나를 걱정해주고 단체를 걱정해 줘서 하는 말들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그리고 그 소문의 내용을 들여다 보면 대부분이 예전의 일이거나 선입견, 확인되지 않은 소문일 경우가 많다. 나는 개인적으로 선입견을 가지지 않으려 애쓰는 편이다. 선입견을 가지고 대했다가 아닌 경우가 더 많았기 때문이다. ‘저 사람은 이럴 것 같다.’ ‘이런 말들이 들리는데……, 아무래도 문제가 있겠지’하고 생각했다가 실제로 만나보고 ‘내가 정말 잘못 생각했구나’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한의원 직원 뽑을 때 그랬다. 짧은 면접시간에 그 사람을 파악하고 뽑아야 하기 때문에 얼굴이나 분위기, 서류에 적혀진 이력을 중심으로 첫인상만을 가지고 판단하게 되는데 내 예상을 벗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예를 들어, 여간호사를 뽑을 때 예전에는 예쁘거나 덩치 큰 친구는 잘 뽑으려 하지 않았다. 얼굴값을 하느라 불성실할거라 생각했고 덩치가 크면 강할거라 생각해서이다. 그러나 10년차 개업의로써 느낀 결론은 완전히 선입견이라는 것이다. 얼굴 이쁘면서도 성실한 친구 많고 덩치 큰 친구 중에 부드러운 친구 많다. 마찬가지로 귀엽고 작은 친구라고 해서 꼭 성실하거나 부드러운 것만은 아니었다. 그래서 사람을 볼 때는 선입견 없이 보려고 애쓰는 편이다.

『논어』에 이런 말이 있다.
“互鄕難與言童子見門人惑子曰與其進也不與其退也唯何甚人潔己以進與其潔也不保其往也 (述而편)”

호향에 사는 함께 말하기 어려운 아이를 만나시니 문인들이 의아스럽게 생각하였다. 이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그의 나아감에 함께 하는 것이지 그의 물러남에 함께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심하다는 것이냐? 사람이 자신을 깨끗이 하여 나아가면 그 깨끗함에 함께 해주는 것이지 그의 모든 행적을 감싸주는 것은 아니다.”

참으로 옳은 말이다. 얼마나 전향적이고 진보적인가? 사람은 과거를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봐야 한다. 나아가고자 하는 바를 보고 함께 한다는 말이 정말 심부에 박혔다. 현재의 모습을 보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만나고 타협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선입견이나 편견으로 현재와 미래를 보지 않고 과거만을 따진다면 성장이나 변화는 여원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항상 고심하고 걱정하는 부분인데, 공자께서 명쾌히 밝혀주셨다. 다시 한번 내가 선입견이나 남의 말에 의해서 내 생각을 결정하지는 않는지 성찰해 본다. 남에게서 들었을 때와 직접 만나서 이야기 했을 때 다른 경우가 정말 많았고 한번 봤을 때와 두 번 세 번 더 자주 볼 때 역시 달라지는 경우가 많았다.

솔직히 나에 대한 말들도 몰라서 그렇지 얼마나 많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