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이 지나면 동해동풍이라, 차가운 북풍이 걷히고 동풍이 불면서 얼었던 강물이 녹기 시작한다. 우수 경칩이면 대동강 물도 풀린다. 북쪽의 대동강 물이 녹아 풀리면 남쪽의 봄기운은 완연해진다. 하지만 산천에는 잔설이 남아있고 초목은 앙상하여 을씨년스러운 때이라. 이때가 우수이다. 과학적으로는 태양이 황경 330도를 지나는 때이다.

일 년의 계획은 봄에 하는 것이니 모든 일을 미리 준비하라.

봄에 때를 놓치면 해를 마칠 때까지 일에 낭패를 보게 되네 겨울 추위가 가시고 봄기운이 돋기 시작한다고하나 여전히 바람은 차갑고 매섭다, 꽃샘추위라고 말하는 봄추위의 시작이다.

옛 선인들은 雨水入氣日 이후 15일을 5인씩 나누어 세 가지를 말하고 있다. 첫째 수달이 물고기를 잡아다 늘어놓고 둘째 기러기가 북쪽으로 날아가며 셋째 초목이 싹 튼다고 했다.

이때가 되면 봄을 알리는 매화 산수유 소식들이 멀리 남쪽에서부터 전해지기 시작한다. 매화는 눈 속에서 피어나기에 봄의 전령 같은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얼음 같은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개로 올곧은 선비의 표상의 하나로 손꼽힌다. 머잖아 남쪽에서 매화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봄의 정취에 취해서 일년의 계획을 소홀히 한다면 일년 후에 수확하여 걷우내 들일게 없음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