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우리나라의 술을 대표하는 것이 소주이지만 오랫동안 서민의 술은 막걸리였다.

소주는 쌀로 빚은 술을 소줏고리에서 증류하여 만든 것으로 기화돼 알코올이 관을 통해 내리면서 식어 액체로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는 것을 모아서 만든 것이니 얼마나 귀한 술이었겠는가.

이렇듯 힘들여 증류주를 만드는 것은 높은 도수의 술을 얻어낼 수 있는데다, 발효가 계속되는 것을 막아 오랫동안 보관할 수가 있기 때문이었다.

소주가 대중적인 술로 자리 잡게 된 것은 이런 번거로운 증류주 대신 손쉽게 만들 수 있는 화학주가 만들어지면서부터였다.

고구마 등을 발효시켜 만든 주정(메틸알콜)을 맑게 순화시켜 물로 희석해서 마실 수 있도록 만들고, 여기서 감미료 등 첨가물을 넣어 만든 것이 오늘날의 소주이다.

이렇게 대량생산된 소주가 만들어진 것은 일제강점기였지만, 더 큰 이유는 쌀이 부족하던 시절인 1965년 제정된 「양곡관리법」의 시행 소주가 대량 생산되었다.

그렇지만 입맛이 난게 하루 이틀에 바뀌는 게 아니어서 가정마다 가용주(막걸리)를 단속원을 피해 만들어 마시곤 했다.

또 소주를 마시며 힘든 농사일을 하기엔 위험하기도 하고, 막걸리처럼 포만감이 없어서 농주로 계속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그 시절 요즘 같은 선거철이 되면 막걸리와 고무신, 빨랫비누가 돌아다니곤 하였다. 없이 사는 서민들에게 가장 싼 값에 먹히는 서민적 품목이었던 셈이다. 이제 다시 한 번 그 옛날을 뒤돌아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