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는 조선 중종대의 개성의 기생· 시조시인이며, 박연폭포·서경덕(徐敬德)과 함께 송도삼절(松都三絶)이라 일컫는다.

재색을 겸비한 조선조 최고의 명기로서 한시와 시조에 능하였고, 가곡에도 뛰어나 그 음색이 청아했으며, 당대 가야금의 대가들까지도 그녀를 선녀라고 칭송했다.

태생은 황진사의 서녀라고도 하고 맹인의 딸이라고도 한다. 15세 때 이웃의 한 서생이 황진이를 짝사랑하다가 상사병으로 죽게 되었는데, 영구가 황진이의 집 앞을 지날 때 움직이지를 않았다.

이 때 황진이가 속적삼으로 관을 덮어주자 영구가 움직여 나갔다. 이 일이 있은 후 그녀가 깨달은 바가 있어 스스로 기녀의 길에 들었다고 전해진다.

기생이 된 후 뛰어난 미모 활달한 성격 청아한 소리 예술적 재능으로 인해 명기로 이름을 날리었다. 이 무렵 서경덕이 동방이학(東方理學)에 체달하여 벼슬을 하지 않고 지조 높은 생애를 보내고 있었으며, 송악산 지족암(知足庵)에는 만석선사가 30년의 도예를 자랑하고 있었다.

황진이가 이 두 사람을 속으로 숭배하였으나 마음이 두 사람의 높은 경지를 자기 것으로 하고 싶어졌다.

먼저 서화담을 찾았으나 서화담은 「그대가 황진이인가? 이름이 헛되지 않구먼 그렇듯 공부하고 싶으면 내 곁에서 공부해 보게나」 이로부터 서화담 곁에서 가까이하려했지만 서화담은 꺽이지 않았고, 결국 화풀이로 지족선사에게로 가 30년을 참선한 지족선사를 꼬여 굴복시키고 말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황진이가 죽음에 이르러 「나를 산에 묻지 말고, 큰길에 묻어달라. 나무관도 쓰지 말고 동문 밖에 시체를 버려 뭇 버러지의 밥이 되게 하여 천하 여자들의 경계를 삼게하라」는 등의 유언을 했다는 전설이 어우야담·송도기이·금계필담·중경지 등의문헌에 실려 전한다.